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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나는 MS 윈도우 Me 설치 과정

중앙일보

입력

챙! 챙! 챙! 여러분들은 이 소리가 필자가 라스베이거스 슬롯 머신에서 횡재해서 울리는 종소리일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아니다.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길. 이 소리는 지난 13일 오후 내내 MS의 새 윈도우 밀레니엄 에디션(Windows Millennium Edition; 윈도우 Me)을 필자의 IBM의 싱크패드(ThinkPad)에 설치한 뒤 받게 된 끊임없는 축하 인사다.

MS의 소비자용 OS는 14일부터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다. ZDNet 뉴스가 업그레이드 카피를 구입했을 때 필자는 기꺼이 직접 설치에 나섰다. 필자의 컴퓨터 사용 수준은 일반 사용자들의 평균 이상은 된다고 자부하지만 그렇다고 필자가 MCSE(Microsoft Certified Systems Engineer)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필자가 설치를 시도한 컴퓨터는 씽크패드 600으로 32MB의 램(RAM)과 4GB의 하드 드라이브를 갖추고 있다. 필자는 보통 여행을 떠나거나 운영체제 소프트웨어를 테스트할 때 이 시스템을 사용한다. 필자에게는 집에서 쓰는 HP 파빌리온(HP Pavilion) 데스크톱과 ZDNet 뉴스에서 업무용으로 제공해준 씽크패드 570 두 대 컴퓨터가 있다. 둘 다 윈도우 98 퍼스트 에디션을 사용한다. 이제 이것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를 살펴보자.

씽크패드 600은 윈도우 95가 설치된 상태로 구입했다. 필자는 후에 운영체제를 윈도우 98로 업데이트시켰고 마침내 윈도우 Me 베타 3로 업데이트했다.

필자는 여전히 대다수가 사용하는 윈도우 95에 윈도우 Me를 설치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고 싶었다. 그래서 윈도우 98과 윈도우 Me 베타 3 프로그램을 지우고 초기 상태에서 새롭게 윈도우 95 버전을 설치했다.

윈도우 Me 설치가 끔찍하다고 까진 못하겠지만 장난이 아닌 것은 사실이었다. 윈도우 Me를 설치하는데 드라이버 다운로드 시간까지 포함해 6시간 가량이 걸렸다. 설치 과정에서 두 가지 사실이 많은 도움이 됐다. 그 중 하나는 윈도우 95 설치가 초기 상태에서 이뤄졌다는 것이다. 즉 이는 복구 소프트웨어가 씽크패드의 하드 드라이브를 재포맷한 후 윈도우 95를 재설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한가지는 최근 필자가 씽크패드 600에 IBM의 최신 BIOS 소프트웨어를 설치했다는 것이다. 이 BIOS는 윈도우 98용으로 맞춰진 것이다.

솔직히 필자는 업그레이드가 생각보다 훨씬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렇게 준비를 했지만 몇 가지 난관에 봉착했다. 첫 번째 문제는 드라이브가 씽크패드 내부 Mwave 모뎀과 호환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씽크패드 복구 소프트웨어는 구형 드라이버 버전을 설치했다. 윈도우 Me는 필자에게 윈도우 Me CD에서 적당한 드라이브가 위치한 곳을 지시해 줬다.

필자는 지시사항을 따라 씽크패드 모뎀을 언인스톨했다. 그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었으나 업데이트된 드라이브를 재설치하는 데는 몇 번의 시도가 필요했다. 설치 과정은 복잡했다. 필자는 윈도우에서 자동 실행되는 ''알려지지 않은 하드웨어(unknown hardware)'' 설치과정을 무시한 채 윈도우 Me CD에 있는 드라이브/모뎀/IBM 디렉토리에서 적당한 드라이버를 선택해야 했다. 필자는 세 차례 시도한 뒤 포기하고 나중에 다시 시도해 운영체제를 설치했다.

윈도우 Me의 실질적인 설치는 별 탈 없이 35분만에 이뤄졌다. 보통 이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마치 마음을 깨끗이 정돈할 필요가 있듯 PC 재부팅도 그런 의미에서 필요한 것 같았다.

2시간이 지나서야 필자는 씽크패드 Mwave 모뎀을 가동시킬 수 있었다. 모뎀 드라이버를 설치하는 일이 막상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새 운영체제가 MS가 선전한 대로 사용하기에 간편한 것이 아니었다. MS에 따르면 윈도우 Me는 자체적으로 설치가 가능하다고 했으나 실제는 그렇지 않았다.

또한 윈도우 Me는 설치하는 동안 필자의 저콤 리얼포트(Xircom RealPort)가 결합된 이더넷(Ethernet) 56K 모뎀 카드 모뎀의 존재를 적절하게 표시하지 못했다. 이 리얼포트 결합 카드는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윈도우는 이 모뎀을 바로 채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필자는 다시 준비를 했다. 필자는 이 모뎀에 빠른 업그레이드를 수행하고 이 모뎀에 맞는 최신 드라이버를 다운로드하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된자는 것을 알게 됐다. 이 대목에서 반가운 소식은 이 드라이버들을 설치하고 몇 차례 재부팅을 하고 나자 모뎀이 제대로 작동하게 됐다는 것이다.

필자는 아직도 윈도우가 왜 끊임없이 종소리를 냈는지 모르겠다. 한번은 AOL에 접속한 적이 있었는데 ''파일 완성(File''s done)''이라는 소리가 간간이 계속해서 들려왔다. 하지만 적어도 ''메일이 도착했습니다(You''ve got mail)''란 소리를 반복하지는 않았다. 모두 짐작하듯 이런 문제는 재부팅을 몇 차례 하면 해결할 수 있다.

무리 없이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모든 드라이버를 일렬로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필자는 윈도우 Me 구입 의사가 있는 사람이 있다면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벤더들에게 운영체제를 업데이트하고 설치하기 위해 필요한 업데이트 사항을 점검할 것을 권한다. 그렇게 하면 골치 아픈 문제들을 피할 수 있다.

물론 필요한 모든 드라이버를 당장 찾는 것은 힘들 것이다. 액티브윈(ActiveWin) 직원들과 이 문제에 대해 얘기를 나눠 본 결과, MS는 윈도우 Me 연계 드라이버들이 요즘처럼 수없이 많이 나올 줄은 예상치 못했다고 한다.

당신은 아마 MS가 윈도우 98 런칭 당시, PC 제조업체들이 모뎀, 네트워크 카드를 비롯해 함께 쓸 각종 주변기기가 없어 98 고객들이 성을 냈을 때 운영체제에 사용할 드라이버들은 즉시 준비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클린 인스톨도 중요하다. 클린 인스톨 없이 업그레이드하면 시스템이 망가질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온 바 있다. 사용자들을 위한 지침 발표를 항상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결국 모든 과정을 마친 결과 윈도우 Me는 일부 요구 조건들만 만족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윈도우 98보다 훨씬 더 빨리 부팅이 이뤄진다. 필자는 그것을 매우 좋아한다. 필자는 3차원 모양의 아이콘을 갖춘 새로운 외형과 감각 또한 좋아한다. 필자는 시작 메뉴에서 태스크바(Taskbar)와 시작 메뉴(Start menu) 콘트롤 패널을 사용해 개별 콘트롤 패널에 액세스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맘에 든다.

그러나 필자는 그것이 얻을 수 잇는 것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외형과 감각은 새롭게 변했지만 사용자들이 윈도우 98이나 윈도우 98 세컨드 에디션(Windows 98 Second Edition) PC에서 다운로드해서 설치할 수 없고 윈도우 미디어플레이어 7이 포함됐다는 것을 제외하면 새롭게 부가된 것은 전혀 없다. 필자는 집에 있는 파빌리온 데스크톱이나 회사에 있는 씽크패드 570에 새로운 운영체제를 설치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여기서 결론은 MS가 자사의 윈도우 9.x 운영체제에 있어 수확 체감 지점에 도달했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운영체제를 구입해서 필자가 그랬듯이 재미삼아 한 번 설치해 본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훨씬 빨리 부팅되는 PC 이상 기대할 것은 없다. 그나마 부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지 않다는 것은 다행이다. 수없이 부팅을 해야만 할테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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