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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들 집단폭행에 외국인 사망, 日열도 충격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네팔 남성 살해 사건과 관련한 일본 인터넷 사이트 댓글들

일본에 거주하던 40대 네팔 남성이 거리를 걷다 일본 젊은 남녀 4명에게 집단 폭행을 당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일본인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29일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사카에서 네팔 음식점을 운영하던 비슈누 플라사드 다마라(42)씨는 16일 새벽 4시쯤 자신의 식당에서 일하는 네팔인 종업원 2명과 길을 가던 중 습격을 당했다. 남성 3명, 여성 1명의 일본 젊은이들이 몰려와 그의 목을 조르고 발로 차는 등 마구 구타한 것이다.

일본 오사카 시내 전경. <자료사진=중앙포토>

사건 현장에 있던 남성 종업원(28)은 "그들이 소리를 지르면서 우리를 덮쳤다"며 "남성 2명이 나와 동료를 구타했고, 나머지 남성 1명과 여성 1명이 사장의 목을 졸랐다"고 전했다. 그는 인근 편의점으로 간신히 도망쳐 경찰 신고를 요청했다. 현장에 돌아왔을 때 다마라씨는 이미 구급차에 실려간 뒤였다. 그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을 거뒀고 뒤늦게 소식을 접한 부인은 오열했다.

4명의 가해자들은 경찰에 체포됐다. 여성 가해자는 "외국인과 부딪혀 너무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 같은 실랑이는 전혀 없었다는 게 종업원의 주장이다. 그는 "일본이 안전하고, 일본인이 친절하다는 이미지가 한 순간에 무너졌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가게를 열겠다는 열망으로 12년 동안 일본에서 악착같이 일했던 네팔인 부부의 ‘재팬 드림’은 비극으로 끝났다.

일본인들은 자국에서 이런 사건이 벌어졌다는 것을 믿지 못하겠다는 분위기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되도록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습성을 가졌다는 일본에서 벌어진 일이기에 외국인들의 충격도 크다.

해당 기사엔 "같은 일본인으로서 부끄럽다" "가해자들에게 중벌을 내려라"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그러나 "저런 사람들이 일본인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사건 자체 보다 반일감정이 고조되는 것 같다"며 우려하는 댓글도 적지 않았다. "재일 조선인이 살해됐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악플도 있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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