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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이산가족 상봉] "남북 오가며 영화 찍고싶어"

중앙일보

입력

(서울=연합뉴스)
박세용기자 = "오빠가 남쪽에서 영화작품을 한 번 찍고 싶대요"

북측 상봉단의 일원으로 서울을 찾은 `공훈배우' 리래성(68)
씨.

리씨는 지난 16일 개별상봉장인 워커힐호텔로 찾아온 여동생인 아나운서 이지연(52)
씨가 "오빠가 즐겨 부르던 옛 노래"라며 `베사메무초' 등이 든 가요테이프와 어머니가 전해드리라고 한 금반지를 오빠에게 선물로 건네자 답례라도 하듯 뜻밖의 얘기를 했다.

"남북영화교류 차원에서 2∼3년내에 다시 남에 와 영화를 찍고 싶다"는 뜻을 피력한 것.

리씨는 "북에서는 추운 겨울에 여름이나 봄 장면을 찍기가 어렵고 남에서는 여름에 겨울 장면을 찍기가 어려우니 서로 상반되는 계절 장면을 촬영할 때 서로 오가며 찍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격배우로 유명한 리씨는 북 현역배우중 유일하게 예술학 학사를 가진 배우로 환갑 넘어 학사를 받아 당시 북에서도 화제가 됐다.

`안중근 이등박문을 쏘다'에서는 참정대신 조병세역을, `피바다'에서는 구마모토역을 맡는 등 총 1백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리씨와 함께 서울을 찾은 하 경(74)
씨는 `안중근 이등박문을 쏘다'를 함께 찍은 촬영감독.

또 영화더빙 전문 성우이자 배우로 북한 예술인 최고의 영예인 `인민배우' 칭호를 받은 박 섭(74)
씨도 이번 상봉단에 포함, 이산가족 상봉 재개를 계기로 이들 북한 영화 `트리오'가 출연하는 남북합작영화가 탄생하는 날도 곧 오지 않겠냐는 주위의 기대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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