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탐방] 천안 백석아이파크 아파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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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끼리 추억 만드는 산악회 활동

‘백현산악회’ 회원은 80명에 이른다. 매달 둘째 주 일요일이 정기산행일이며 한 번 산행에 30~40명이 참가한다.

“시골 마을처럼 이웃간의 교류가 활발한 동네를 만들고 싶었어요. 산악회 활동으로 주민들끼리 만나는 횟수가 늘다 보니 지금은 한 가족 같다니까요.” 이재관(42) 백현 산악회 총무의 말이다.

 백현 산악회는 천안시 서북구 백석동에 위치한 백석아이파크 아파트 주민의 모임이다. 지난해 2월 이 총무를 비롯한 주민 두세 명이 입주자대표회와 상의해 만들었다. 처음엔 회원이 40명이었다. 2년여가 지난 현재는 80명으로 늘었다. 부부 회원이 전체의 80%다. 연령층도 30대 후반에서 70대 초반까지 다양하다. 매달 둘째 주 일요일이 정기 산행일이다. 회원 30~40명이 참여한다. 넷째 주 토요일은 일요일 산행이 어려운 회원들을 위해 ‘번개 산행일’로 잡았다고 한다. 시간이 흐르다 보니 이 날도 정기 산행일 못지 않은 10~20명 회원이 모인다. 너덧 명씩 모여 근처 산을 오르는 일은 매주 주말 이어진다고 한다.

 산악회원들은 함께 산을 오르며 추억도 쌓고 서로의 경조사에도 참석한다. “지난 4월 회원들과 지리산에 갔었어요. 결혼한 지 조금 됐는데 아이가 없던 부부 회원도 있었죠. 이후 임신 소식을 들었어요. 우리도 정말 기뻤죠. 아이 태명을 우리 산악회 이름을 따서 ‘백현’이라고 지었죠.” 이 총무가 웃으면서 말했다.

 전순덕(45) 회원은 “예전엔 같은 동 주민들과 눈인사 정도만 할 뿐 가깝게 지내기 어려웠다”며 “산악회 활동으로 주민들과 소통 할 수 있어 즐겁다. 얼마 전엔 김장도 함께 담갔다”고 말했다.

이웃사랑으로 기쁨 나눠

‘이웃사랑’을 실천하며 즐거움을 찾는 주민도 있다. 정희복(60) 부녀회장은 매달 두 번 부녀회원들과 아파트 주변 청소를 한다. 평소 단지 내 산책을 하다가도 쓰레기가 보이면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근처 노태산에 오를 때도 등산로 주변을 청소한다. ‘백석동 새마을 부녀회’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다문화 가정, 독거 노인을 위한 ‘김장 담그기 행사’에 참여했다고 한다.

 정 회장은 “청소를 해 깨끗해진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아파트 청소나 봉사 활동은 내가 즐겁기 위해 한다”고 말했다. 그의 남편인 권오성(62)씨는 아내의 활동을 지지한다. 권씨는 “집에서는 힘 못 써도 밖에서는 열심히 한다”며 농을 던지기도 했지만 “내 입장에서 불편할 게 없다.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이니 응원해 주고 싶다”고 밝혔다. 남편의 대답에 정 회장은 “봉사활동을 하면 없던 힘도 생긴다”며 웃음 지었다.

 한우섭(47)씨는 자신이 수확한 쌀을 아파트 축제의 추첨상품으로 내놨다. 20kg단위로 포장된 쌀 5포대였다. 아파트 노인정, 관리사무소에도 기증했다. 한씨는 “그저 동네 분들에게 수확한 쌀을 드리고 싶은 마음에서 한 일”이라며 쑥스러워 했다.

카페에서 차 마시고 골프 연습도

단지 내에는 주민들을 위한 공간이 있다. 110동 1층에 있는 ‘아이카페’. 주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사용을 원하면 관리소나 부녀회 측에 말만 하면 된다. 카페 중앙과 창가엔 테이블이 있다. 주방 시설도 갖춰져 있어 간단한 음식을 만들 수도 있다. 냉장고도 있어 음식물 보관이 가능하다. 사용하는 주민들을 위해 부녀회에서 녹차와 커피를 비치해 둔다. 이쌍자(43) 통장은 “통·반장 회의 때 자주 이 곳을 이용한다. 많은 인원이 부담 없이 이야기를 나누기에 제격인 장소”라고 말했다.

 ‘커뮤니티 시설’ 1층에는 어린이집, 노인정, 주민회의실, 독서실, 문고가 있다. 독서실은 58석 규모다. 앞으로 좌석을 더 늘릴 예정이다. 문고에는 2000여 권이 있다. 지하 1층에는 피트니스 센터와 골프연습실이 있다. 총 이용 회원이 330여 명이다. 골프 연습실 회원들끼리 골프 동호회도 만들었다고 한다.

 커뮤니티 시설과 111동 사이에는 분수와 물놀이 시설이 있다. 여름철에는 일렬로 설치된 기역자형 조형물에서 물줄기가 떨어진다. 바닥 분수에서도 물이 뿜어져 나온다. 바로 옆 물놀이장은 두세 계단을 내려가 발을 담그는 곳이다.

 김용성(45) 관리소장은 “주민들이 단지 내 시설을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시설 투자·관리에 꾸준히 관심 갖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조영민 기자, 조한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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