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관·모텔 전산망 구축 월드컵 숙박난 해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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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 장관이 19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보고한 관광객 수용태세 개선 10대 중점과제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관광.숙박시설을 대폭 확충하는 것이다.

현재 국내 관광호텔은 모두 4백65개, 약 4만5천실로 월드컵 기간 중 예상되는 14만실에 크게 밑돈다. 정부는 이의 해결을 위해 여관과 모텔 등 관광.숙박시설을 개선하고 수도권 주변에 30만평 규모의 관광.숙박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관광.숙박단지는 2004년 이후 완공 예정이어서 당장 월드컵과는 무관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2010년 외래 관광객 1천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는 인프라의 구축이란 점에서 고무적이다.

문제는 당장 '발등에 불' 인 월드컵 기간 중 숙박난을 해소해야 하는 것이다. 현재 예상되는 객실 부족분은 9만실이다.

이를 위해 여관과 모텔을 이용하는 것까진 좋은데 현재 태반이 '러브호텔' 수준인 국내 실정에 비춰 업자들의 마인드를 어떻게 '국제화' 하느냐가 가장 큰 과제다.

우선 외국어가 안 되고 숙박시설의 전산화가 크게 떨어지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문화부가 10억원을 들여 숙박시설 예약망 시스템을 개발키로 했다.

또 관광안내소 시설을 확충하고 한자병기 관광지 표지판을 설치키로 한 것도 전진적인 조치다.

특히 한자병기 표지판은 국내 외래 관광객의 40% 이상인 일본 관광객뿐 아니라 지난 6월 중국 정부의 해외관광 자유화로 한국시장에서 '황금알' 로 부각된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절대적이다.

이밖에 볼거리와 즐길거리 확대 기반 조성을 위해 마련된 남해안 관광벨트 개발과 경북 북부 유교문화권 관광개발은 이들 지역의 재정적 기반이 취약해 그동안 각종 인프라 건설에서 소외돼왔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정확한 수요를 예측해 계획을 마련했는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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