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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국제학교 유예지양의 SAT 만점 비결

중앙일보

입력

유예지양은 “College Board(SAT 출제기관)에서 제공하는 샘플문제를 반복해 풀어보면 SAT 출제경향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SATⅠ 만점자가 나왔다. 대구국제학교 10학년에 재학 중인 유예지양이다. SATⅠ은 비판적 독해(Critical Reading)·작문(Writing)·수학(Mathematics) 3영역 각각 800점 만점으로, 총 2400점 만점이다. 유양은 지난달 초 SATⅠ에 첫 응시해 만점을 받았다. 2200점 이상 고득점자는 많지만 만점자는 흔치 않다. 더군다나 초등학교 5학년 때 11개월간의 조기유학 외엔 해외경험이 없는 학생이다. 대개 11(고2)·12(고3)학년에 SAT를 준비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례적인 성적이다.
 
SAT 출제기관이 제공하는 문제 반복해 풀면서 출제경향 익혀

유양은 SAT를 본격 준비하는 단계에선 시중 문제집보다는 출제기관인 College Board가 출판한 교재와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샘플문제를 활용했다. SAT 출제경향에 가장 가까운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유양은 “시중 문제집은 College Board와는 출제경향이 많이 다르다”며 “SAT 출제경향을 파악하고 실전연습을 하기에는 출제기관이 발행하는 문제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시중 문제집 중 어떤 책은 필요 이상으로 문제를 어렵게 만든다거나 쉬운 어휘인데도 여러 의미를 지나치게 많이 다룬다는 지적이다.

유양은 “문법은 한국에서 교과서로 배우는 문법과 SAT 문제에서 다뤄지는 문법에 차이가 있다”며 “SAT 기출문제와 출제기관 문제를 풀어보면서 감을 익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출문제를 검토하면서 전치사 사용에 따른 의미변화라든가 까다로운 문법들은 따로 정리해둬야 한다. 올바른 표현을 고르는 문제도 고난도 문제 중 하나다. 선택지의 보기들이 문법상 틀린 부분은 없지만, 그중엔 미국인들이 자주 쓰는 표현과 그렇지 않은 어색한 문장이 뒤섞여 있다. 이런 문제들은 기출문제를 반복해 풀면서 감을 익힐 수밖에 없다. 평소 영어책을 많이 읽고 실제 미국인이 사용하는 표현에 익숙해지는 것도 필요하다. “이런 어감 문제들은 영어권의 문화와 표현기법을 알아야 해요. 영어책 다독이 제일효과적이죠.”

유양은 “오답노트를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기출문제에 등장했던 중요어휘, 문법, 표현기법은 반드시 따로 정리하고 확인했다. 작문 영역의 문제들은 틀렸던 문제 뿐 아니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는 문제까지 문제를 그대로 옮겨 적었다. 비판적 독해 문제는 제시문에 등장하는 중요 문장, 어휘, 어법, 표현기법을 정리했다. 단순히 문제를 맞히는 것이 아니라 제시문에 초점을 둬 단락을 완벽하게 분석하는 데 초점을 뒀다. 비판적 독해는 단락 전체를 이해하고 작가의 태도·견해를 찾는 문제가 어렵다. 유양은 어휘를 많이 알아도 전후 문장의 문맥을 이해 못한다거나, 단락 전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특정 문장에만 초점을 둬 해석하는 태도를 경계했다. 철저하게 작가의 견해에서 논리전개 방식이 어떠한지를 알아내야 한다.

에세이를 연습할 땐 실제 시험 때처럼 25분 동안 하루에 한 문제씩 기출 에세이를 풀었다. 첫 5분에는 대략적인 개요를 짰다. 유양은 “개요만 잘 짜면 절반은 성공한 셈”이라며 “개요짜기 연습을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평소 에세이에 인용할 수 있는 내용·문장을 미리 확보해두는 것도 중요하다. 위인전·소설·뉴스 등이 좋은 자료가 된다. “평소 책을읽으면서 인용할 가치가 있는 내용·문장은 메모해두는 습관을 들여야 돼요. 차곡차곡 쌓이면 에세이에 큰 도움이 되죠.”
 
CNN 청취하고 영어소설쓰며 영어실력 닦아

유양은 인터뷰 내내 “SAT는 결국 ‘영어사용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라며 “기본 영어실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본격적으로 시험을 준비하기 전 충분한 시간을 들여 읽기·쓰기·듣기·말하기 모든 영역을 균형 있게 학습해둬야 한다는 것이다. “시험준비 기간은 4개월 정도 밖에 안됐어요. 고득점의 비결은 중학교 3년 동안 영어실력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하게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유양은 CNN 청취와 꾸준한 영어독서로 영어실력을 유지했다. CNN을 청취할 땐 리포터·앵커의 말 속도를 따라가며 기사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뒀다. 특정 발음이 잘 안들린다고 해서 성급하게 돌아가 듣지 않고 기사의 전체 내용을 이해하고 문맥상의 의미를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중학교 3년 내내 한 달에 한 권 이상 장편영어소설도 꾸준히 읽었다. 모르는 어휘는 모두 단어장에 정리하면서 암기하고, 문장 단위로 은유법·직유법·의인법과 같은 표현기법과 함축적 의미를 확인했다. “어휘를 암기할 때도, 문장을 해석할 때도 항상 전후 문맥을 중요하게 봤어요. 왜 이 어휘·문장이 쓰일까, 올바른 표현인가를 항상 돌아봤죠.” 이런 꼼꼼한 습관 덕분에 유양은 문법공부도 어렵지 않게 했다. 문법을 무조건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쓰이는지, 어떤 표현기법으로 응용되는지 사례들을 공부했다. 유양은“문장 단위로 꼼꼼하게 독해하다 보면 어휘·문법·어감까지 한꺼번에 공부할 수 있다”며 “문장→단락→책 전체로 시야를 넓혀가면 작가의 의도·태도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유양은 “영어소설 쓰기도 좋은 방법”이라고 추천했다. 작문을 할 땐 일부러 공부했던 어휘·문장·표현기법을 사용했다. 손수 영어문장을 써보면서 다시 한 번 암기할 수 있고, 활용능력까지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정현진 기자 correctroad@joongang.co.kr 사진="황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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