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등록금 철폐 … 그런 얘기 않는 게 좋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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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동국대 강연에서 “왜 등록금 철폐 투쟁을 하지 않느냐”고 말했던 박원순(사진) 서울시장이 17일 자신의 공약에 따라 내년부터 반값 등록금을 시행할 서울시립대를 찾았다. 서울시립대가 반값 등록금 시행에 따라 사회 공헌 선언식을 하면서 박 시장을 초대한 것이다.

 박 시장이 행사를 마치고 나오자 기자들은 15일 동국대 발언과 관련한 질문을 했다. 등록금 철폐가 필요하다면 서울시립대도 무상 교육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박 시장은 “옛날에 내가 다른 데 강연 다닐 때 그런 얘기(등록금 철폐)를 했다는 것”이라고만 답변했다. 늘 웃는 표정의 박 시장이지만, 이 질문엔 다소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질문이 이어지자 그는 “그런 얘기는 안 하는 게 최고로 좋은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등록금 문제는 재정 문제라기보다는 비전과 우선순위의 문제라고 이야기했다. 대학생들이 스스로 요구해야 해결될 가능성이 큰 문제이니 현실에 참여하라고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박 시장을 맞는 서울시립대는 축제 분위기였다. 박 시장은 내년 서울시 예산안에 시립대 등록금을 낮추기 위한 예산 148억원을 반영했다. 이에 따라 이 대학 학생들은 내년부터 연간 평균 238만원의 등록금을 내게 됐다. 국립대의 절반, 일반 사립대의 반의 반값 수준이다.

 박 시장은 학생들에게 “반값 등록금을 시립대에서 먼저 시작하니까 공공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실업계 고등학교 출신이나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학생을 더 선발하자는 제안이다. 그는 “반값 등록금은 우연히 된 것이 아니라 여러분이 많이 요청하고, 사회적 의제가 되니까 된 것”이라며 사회 참여를 강조했다.

 이에 앞서 박 시장은 이날 서울 정동의 한 음식점에서 송영길 인천시장과 오찬을 했다. 두 사람은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문제를 풀기 위해 공동 대책반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박 시장은 “수도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김문수 경기도지사와도 만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 김형주 정무부시장은 “박 시장이 큰 틀에서 야권 통합을 바라고는 있지만, 굳이 앞장서지는 않을 것”이라며 “박 시장은 신당에 대해선 부정적이고, 선거 때 민주당에서 큰 도움을 받았지만 그렇다고 의무적으로 당에 들어가야 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최모란·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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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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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

[現] 서울시 시장(제35대)

195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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