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MLB 주간리뷰 (6) - 7월 첫째주

중앙일보

입력

전반기의 끝이 보이면서 각 지구별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특히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세인트루이스의 독주가 이어져 이변만 없다면 이들의 우승이 확실시되고 있다.

1. 올스타와 안티올스타

7월 12일(한국시간) 애틀란타 터너 필드에서 벌어질 2000 올스타전의 명단이 발표됐다. 최다득표의 영광은 2백8십만여표를 얻은 텍사스의 포수 이반 로드리게스의 몫.

아메리칸리그 3루수에 선정된 칼 립켄 주니어는 생애 18번째의 올스타전 출전을 보장받았고, 신시내티의 켄 그리피 주니어는 내셔널리그 이적 후 첫 올스타전에 나서게 됐다.

그밖에 짐 토미(클리블랜드)를 꺾고 아메리칸리그 1루수에 선정된 제이슨 지암비(오클랜드), 크렉 비지오(휴스턴)와의 접전에서 승리한 제프 켄트(샌프란시스코 2루수), 올 시즌 대활약으로 첫 올스타에 뽑힌 저메인 다이(캔자스시티) 등이 눈에 띈다.

올스타전 명단과 함께 안티 올스타(Anti-Allstar) 명단도 발표됐다. 안티 올스타란 매년 미국의 스포츠전문 케이블 ESPN이 올스타전에 즈음하여 그 해 최악의 부진을 보이고 있는 선수들을 선정하는 것. 지난 해 박찬호도 안티올스타에 뽑힌바 있다.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단연 호세 리마(휴스턴). 지난 해 21승(10패 방어율 3.58)을 거두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4위까지 차지했었던 리마는 7월 5일 현재 1승 13패 방어율 7.52의 참담한 성적을 기록하며 '인간 샌드백'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밖에 불지르는 소방수로 둔갑한 다저스 마무리 제프 쇼, 타율이 8푼 이상 떨어진 션 케이시(신시내티), 팔꿈치부상으로 시즌을 조기마감한 빌리 와그너 등이 안티올스타의 불명예를 안았다.

2. 신기한 오클랜드 이야기

아메리칸리그 14개 팀 중 타율 최하위(.267), 최다안타 12위, 방어율 5위(4.85) 최소피홈런 5위(91). 이만하면 이 팀은 물방망이에 투수력으로 승부하는 팀으로 오인받을 만 하다.

그러나 이 팀은 아메리칸리그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이어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고 있는 팀이다. 가장 나쁜 타율로 두번째로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다니, 이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을 현재 오클랜드가 하고 있다.

오클랜드의 비법은 간단하다. 바로 끊임없이 걸어나가는 것. 점수를 얻을려면 먼저 주자가 필요하다. 그리고 꼭 안타를 치고 나가야 주자인 것만은 아니다.

오클랜드는 '타자는 출루율로 말한다'라는 빌리 빈 단장의 야구철학에 따라 타자들에게 마이너리그부터 철저히 선구안 중심의 훈련을 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오클랜드는 현재 메이저리그 30개 팀에서 가장 많은 410개의 사사구를 얻고 있다.

오클랜드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이기는 방법을 아는 야구를 하고 있다.

3. 빅 헐트(Big Hurt)의 화려한 부활

항상 결정타를 날려 투수들에게 치명상을 입힌다는 의미에서 '빅 헐트'(큰 상처)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프랭크 토마스(31, 시카고 화이트삭스).

93-94년, 25살의 나이에 이미 MVP를 두번이나 차지했던 그는 지난 10년동안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이었다. 특히 토마스는 91년부터 7년동안 매년 타율 3할, 100타점, 100득점, 100사사구를 기록하면서 가장 '꾸준한' 타자로 인정받기도 했다.

그런 토마스에게 지난 2년은 좌절의 시기였다. 98년 데뷔이래 처음으로 3할에서 미끌어지더니, 99년에는 최초로 20홈런 이상을 치지 못했다.(15홈런)

특히 타율이 떨어졌던 당시는 '스트라이크존의 일시적인 상실'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던 사람들조차도 지난 해 파워가 급격히 떨어지자 그를 비난하기 시작했고, 화이트삭스가 재건되기 위해서는 먼저 토마스를 버려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올 해 토마스는 완벽하게 부활했다. 현재 82게임에 출장하여 타율 .340 25홈런 72타점 62사사구. 135게임에서 거둔 지난해 기록을 이미 넘어섰으며 홈런은 무려 10개를 초과했다.

특히 토마스는 지난 주 7게임에서 25타수 14안타 타율 .560을 기록하며 대폭발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14안타중 절반인 7개가 홈런이었다는 것. 그는 시카고화이트삭스의 젊은 선원들을 이끄는 노련한 선장과도 같다.

4. 다음주 Preview

올스타 브레이크에 앞서 시즌 두번째 인터리그가 진행된다. 박찬호는 10일 오전 5시 시애틀 원정경기에 등판하며, 김병현의 애리조나는 오클랜드와의 원정 3연전를 갖는다. 특히 이번 인터리그는 도시 라이벌간의 경기가 잡혀있어 더욱 흥미롭다.

뉴욕의 양키스와 메츠, 시카고의 화이트삭스와 커브스는 각 도시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혈전을 치룰 것이 분명하다. 이 밖에 갈길 바쁜 보스턴과 내셔널리그 맹주 애틀란타의 3연전도 주목 대상.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