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석유사들 심해 유전개발 경쟁

중앙일보

입력

엑슨모빌 등 미국의 대형 석유회사들이 깊이 1㎞가 넘는 심해(深海)유전의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4일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아프리카 서부에서 멕시코만에 이르는 수역의 심해에는 4백억배럴 이상의 원유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일 유전으로는 1930년대 개발된 중동 유전 이후 최대 규모다.

석유회사들은 전세계 심해 유전의 매장량이 지금까지 알려진 유전의 총매장량의 10%(1천억배럴)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수심 4백55m가 넘는 심해의 유전 개발은 몇년전까지만 해도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 시추 기술이 발달하고 3차원 지각층 촬영법, 심해작업용 로봇 등이 개발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마지막 남은 노다지로 각광을 받게 된 것이다. 현재 개발 열기가 가장 뜨거운 곳은 미국 루이지애나 해안에서 1백67㎞ 떨어진 우루사, 웨스트 델타, 마스 지점이다.

로얄더치/셸, 엑슨모빌, BP아모코, 코노코 등 석유회사들이 개발비용으로 14억5천만달러를 투자한 우루사 지점의 1천1백53m 바다속 유전에는 4억배럴의 원유와 엄청난 양의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엑슨모빌은 3일 미국 휴스턴 동남쪽으로 3백20㎞ 떨어진 후버/다이애나 지점의 세계최대 심해유전(바다속 1천4백56m)에서 처음으로 석유.천연가스를 뽑아냈다.

로얄더치/셸과 엑슨모빌 등은 앞으로 각각 매년 10억달러 이상을 심해 유전 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비용은 많이 들지만 매장량이 엄청나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엑슨 모빌은 2010년에는 심해 유전이 자사 석유 생산량의 20%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있다.

심해유전 개발이 본격화하면 중동 국가들이 주도해온 세계 석유산업 구조에도 큰 변화가 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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