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o 2000] 프랑스·네덜란드 4강 진출

중앙일보

입력

스페인 최고스타 라울의 패널티킥 실축이 기세좋은 스페인호를 대서양에서 침몰시켰다.

수 십년 간 유럽의 강호로 군림하면서도 유독 큰 경기에서는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스페인이 강력한 우승후보 프랑스와의 8강전에서 2-1로 져, '큰 경기 징크스'에 또 한번 덜미를 잡혔다.

경기는 전반전 초반부터 양팀의 일진일퇴 공방전이 펼쳐졌다. 프랑스는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 지단의 지휘하에, 스페인은 무니티스의 측면돌파에 의존하며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려 했다.

상대의 골문을 먼저 연 팀은 프랑스. 전반 32분경 조르카예프가 얻은 프리킥을 지단이 멋지게 감아차서 선제골을 기록했다. 그의 천부적인 슛 감각을 엿볼 수 있는 완벽한 작품이었다.

이어 곧바로 스페인의 반격이 이어졌고 전반 37분경 무니티스가 프랑스의 골에어리어 왼쪽을 파고들어가는 순간 프랑스의 수비수 튀랑이 반칙을 범해 페널티킥이 주어졌다. 이를 멘디에타가 가볍게 차넣어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다시 이어지는 공방전. 이 공방전의 종말을 고하듯 프랑스의 조르카예프의 결승골이 터졌다. 전반 42분경. 중앙돌파를 시도하던 비에라의 패스를 조르카예프가 스페인의 골네트에 강하 게 차넣었다. 스코어는 2-1.

후반에는 프랑스의 탄탄한 수비가 돋보였다. 스페인의 무니티스가 측면돌파를 시도해보지만 무위로 끝나고 중앙돌파도 프랑스의 압박수비에 번번히 막혔다. 프리킥이나 코너킥도 프랑스의 장신 수비수들에 의해 봉쇄당했다.

하지만 스페인에게도 동점의 기회는 주어졌다. 파상공세를 감행하던 끝에 45분경에 패널티킥을 얻어낸 것이다.

키커는 스페인의 최고스타 라울. 평소 많은 패널티킥을 성공시켰던 라울이었기에 동점골로 연결시킬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부담이 컸던 탓이었을까. 공은 프랑스 골대 위로 넘어가고 순간 라울과 프랑스의 골키퍼 바르테즈의 대조적인 얼굴표정이 카메라 앵글에 잡혔다.

이것으로 승부는 끝났다. 이어 우루사이의 헤딩슛이 아깝게 빗나가긴 했지만 패널티킥 실축으로 스페인의 4강진출의 꿈이 무산되고 말았다.

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프랑스는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해 축구제국으로 웅비할 꿈에 젖어있다.

오늘 경기에서는 비록 부진했지만 뛰어난 개인기와 높은 득점력을 자랑하는 앙리와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 지단, 이외에 조르카예프, 프티 등의 미드필더, 블랑과 튀랑 등의 수비진영은 세계를 정복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미 네덜란드와 함께 우승 0순위로 떠오르고 있다.

오는 29일 프랑스는 전승을 거둔 포르투갈과 4강전을 갖는다.

한편 네덜란드는 유고와의 8강전에서 4골을 기록한 클루이베르트의 대활약과 오베르마스의 2골을 앞세워 시종 일방적인 경기를 펼친 끝에 유고를 6-1로 대파했다.

○ 네덜란드 대 유고전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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