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족에 빠진 지식인 비판

중앙일보

입력

유토피아를 꿈꾸는 정신은 사라졌다. 미래가 현재보다 훨씬 나을 것이라는 감각적 믿음마저도 사라졌다.

〈유토피아의 종말〉(러셀 자코비 지음.강주헌 옮김.모색.7천9백원)은 이러한 현재의 지적 풍토에 대한 비판서다.

저자는 이같은 상황이 지적 위선과 나태함 때문이며, 문제는 현재의 침체와 퇴보가 미래의 힘찬 도약을 위한 암중모색이라고 핑계대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특히 포스트모더니즘.다문화주의 등 현세를 풍미하고 있는 이데올로기들은 속 빈 강정에 불과하며, 지식인들은 진실을 파헤치기보다 대중을 현혹시키고 자기만족에 빠져 현실안주에 급급할 뿐이라고 고발한다.

그러면서도 저자는 유토피아의 역사를 되짚어보고 모든 유토피아의 종말이 예고없이 터져나온 것처럼, 그에 대한 열망이 다시 폭발할 때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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