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배관 타고 수천만원 훔친 73세 노익장 절도범 구속

중앙일보

입력

 
초저녁 시간대에 강남 고급 아파트의 빈집만 골라 가스배관을 타고 침입한 뒤 수천만원을 훔친 70대 ‘노익장’ 절도범이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S 아파트 2층에 가스배관을 타고 침입해 현금 등 5800여만원을 훔친 혐의(특가법상 야간주거침입 등)로 김모(73)씨를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20일 오후 7시 20분쯤 안모(56ㆍ여)씨의 집에 침입해 현금 5780만원과 50달러를 훔친 혐의다. 김씨는 19일에도 인근 K아파트 5층과 6층에 가스배관을 타고 침입했으나 훔칠만한 물건이 없어 그냥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아파트 폐쇄회로(CCTV) 화면을 토대로 열흘간 김씨를 추적한 끝에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CCTV 화면상으론 김씨가 40대로 보였다”며 “70대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몸도 좋고 범행을 위해 술, 담배는 물론 커피도 하지 않는 ‘절도’ 프로페셔널이었다”고 말했다.

주거침입 등 전과 19범인 김씨는 지난 3월에도 절도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으나 고령 때문에 형 집행을 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의 집은 강북구지만 고령자를 대상으로 지급하는 지하철 무임 승차권(서울시 시니어패스, 일명 ‘어르신 교통카드)을 이용해 매일같이 강남 지역을 배회했다.

송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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