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특집] ③ 단일팀 구성 10주년 맞는 탁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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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스포츠교류가 사실상 타결됨에 따라 탁구는 다른 종목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교류가 진행될 전망이다.

91년 지바 세계선수권대회에 단일팀으로 출전했던 경험이 있는 데다 다시 한번`코리아'의 깃발 아래 뭉치기를 학수고대했던 것이 남북한 탁구인들의 한결같은 마음이었기 때문이다.

남북은 중국, 일본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허물없이 이야기꽃을 피워왔지만 막상단일팀구성 등의 주제에 이르렀을 때는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아리랑'에 맞춰 한반도기를 흔들며 하나됐던 과거를 지울 수는 없었으며 다시 남북이 하나될 수 있는 방안을 찾느라 나름대로 고민을 해왔다.

김대중 대통령-김정일 국방위원장 남북정상이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방면에 대한 교류에 합의하고 대통령을 특별수행한 김운용 대한체육회장 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이 시드니올림픽 동시입장안과 함께 2001년 오사카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일팀 구성을 제안, 북측이 사실상 받아들임에 따라 더 이상 말을 아낄 필요도없어졌다.

이에 따라 단일팀 구성, 합동훈련 등의 각종 현안도 스스럼없이 논의될 전망이다.

당장 오는 8월 제주도에서 열릴 동아시아호프스탁구대회에 북한 어린이들이 참가하는 문제도 논의될 수 있다.

12세이하 어린이가 참가하는 이 대회는 굳이 대회라기보다는 어린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탁구기술을 뽐내면서 우정을 다지는 무대기 때문에 북한도 거리낌없이 참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1년 세계선수권대회 단일팀 구성 논의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아직까지 `지바의 영광'이 꿈속에서 나타난다는 탁구인들이기에 단일팀 논의는봇물터지 듯 재개될 것이 불을 보 듯 뻔하다.

더구나 이 문제는 국제탁구연맹(ITTF)도 나서 아담 샤라라 회장이 하반기중 평양을 방문, 오사카 세계대회의 남북단일팀 구성을 적극 권유할 예정이어서 성사 가능성은 더욱 높다.

단일팀 구성과 아울러 남북을 오가면서 하는 합동훈련도 논의 대상이며 남북 정기교류전 개최는 이미 오래전 탁구인들의 바램이다.

교류가 더욱 활성화된다면 북한선수들도 남측의 실업리그에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서울=연합뉴스) 박성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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