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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인민일보 ‘인민망’ 한국어판 만든 중국 여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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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인민일보 인터넷 사이트 한국어판 저우위보 대표가 27일 한국어판 출범식을 마친 뒤 동영상 스튜디오에서 포즈를 취했다.

“수교 20주년을 앞두고 중국과 한국을 잇는 경제와 문화 교류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어요.”

 인민일보의 인터넷 사이트 인민망(人民網)이 27일 베이징에서 한국어판(kr.people.com.cn) 출범식을 열고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어판 운영 책임자로 발탁된 저우위보(周玉波·주옥파·36)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의 포부와 계획을 이렇게 밝혔다.

 인민일보는 그동안 영어·일본어·프랑스어·스페인어·러시아어·아랍어 서비스를 해왔지만 이번에 일곱 번째 외국어로 한국어를 선택했다. 이에 대해 저우 대표는 “양국 교류가 깊어지면서 한국 네티즌과의 온라인 소통을 중국이 더 이상 소홀히 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며 “시대 변화를 반영한 필연적 결과이자, 인민일보가 한국의 독자를 그만큼 중요시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운영 방향에 대해 “인민일보가 제작한 다양한 콘텐트를 한국에 전파하는 통로, 중국 관련 소식을 가장 빠르게 발표하는 창구, 양국 네티즌의 교류 무대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어판 출범을 계기로 현지에서는 저우 대표의 개인 이력도 화제를 뿌리고 있다. 한국인 뺨치는 서울 표준어 실력뿐 아니라 한국에 대한 남다른 애정, 한국사회에 대한 통찰력을 두루 갖췄기 때문이다.

 하얼빈(哈爾濱) 태생인 그는 수교 이듬해인 1993년 대외경제무역대학 한국어과에 입학하면서 처음 한국어를 배웠다. 95년 대한한공이 주최한 제1회 한국어 웅변대회에서 2년간 배운 실력으로 1등을 차지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그는 “한국 문화가 친숙하게 느껴져 한국어를 더 쉽게 배울 수 있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우승 상품으로 일주일간 한국을 여행하면서 한국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느끼고 공부하게 됐다고 한다.

 97년 졸업과 동시에 그는 석사 학위도 없이 총장에 의해 파격적으로 교수 요원에 특별 선발될 만큼 탁월한 한국어 능력을 인정 받았다. 서울대 사범대 국어교육과에 유학해 2007년 교육학박사 학위도 취득했다.

 언론사 간부로 영입되기 전까지 그는 14년간 전도유망한 교수로 한국어를 가르쳤다. ‘초급 한국어 학습사전’ 등 14권의 한국어 서적도 출간했다.

 한국사회를 깊게 들여다본 그는 “단결심과 높은 효율은 장점이지만, 쉽게 흥분하고 위계질서가 너무 엄격한 점은 고쳐나가면 더 좋겠다”고 충고했다.

 연말쯤 서울에 ‘피플 닷컴 코리아’라는 현지 법인을 설립한 뒤 한국생활을 시작할 예정이라는 그는 “기회가 되면 그동안 발표한 습작시를 바탕으로 한국어로 창작 시집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베이징 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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