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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피쉬 [The Unfish]

중앙일보

입력

줄거리

그녀의 뱃속에서 소원을 비세요!

떠돌이 로베르토는 박제된 괴상한 고래를 구경거리로 보여주며 생계를 이어간다. 어느날 고래를 싣고 작은 마을에 도착한 로베르토는 갑자기 심장 마비로 죽고 만다.

마을 사람들은 고래를 광장에 옮겨 놓는데 결국 죽은 로베르토의 친척인 소피 무어라는 매력적인 젊은 여인이 상속녀로 밝혀진다. 소피가 마을에 오던날, 마침 마을 총각 칼과 처녀 마리아의 결혼식이 있었다.

자유분방한 마리아는 결혼식에 나타나지 않는다. 칼은 비탄에 빠지나 고래 주인인 소피에게 호기심을 느껴 그녀에게 다가간다. 고래 뱃속에 들어간 둘은 순식간에 마법과 같은 감정에 휩싸여 사랑을 나누고 만다.

사실 그 신비한 고래는 마법에 걸려 있으며 뱃속에서 고래 여주인과 사랑을 나눈 남자는 소원을 이룰 수 있다. 칼이 고래 밖으로 나갔을 때 꿈에 그리던 마리아가 바로 앞에 서있다.

소피는 이 거짓말 같은 힘을 시험해 보기로 하고 다른 남자를 유혹한다. 그녀가 관계를 맺은 사람은 마리아의 옛 연인 란더. 그는 마리아가 개가 되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잘못 채운 첫 단추를 풀기 위해 소피는 계속 남자들을 유혹할 수밖에 없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고래 주변에는 긴 줄이 늘어선다. 사람들은 자기의 욕심을 채우는데만 급급하며 서로를 미워하게 된다. 고래의 마법은 소원을 이루어 주지만 한편 엉뚱하게 악운을 불러 올 수도 있다.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며서 마을은 술렁대기 시작한다. 누가 하나의 소원만 빌 수 있고, 잘못 빈 소원이라도 취소이 상황을 바로 잡을수 있을 것인가?

리뷰

기발한 상상력이 무엇보다 돋보인다.

느닷없이 마을에 나타난 거대한 박제고래. 그 뱃속에서 한 여자와 섹스를 하면소원을 이룰 수 있다니 얼마나 환상적인가. 어른들을 위한 한편의 동화라고나 할까.

오스트리아 영화 〈언피쉬〉(감독 로베르토 돈헬름)는 이처럼 몽환적이면서도황당한 소재로 웃음을 유발하는 코미디이다.

박제고래를 싣고가던 트럭의 운전수가 갑자기 죽고, 삼촌이 남긴 그 트럭과 박제고래를 찾으려고 소피(마리아 슈레이더)가 시골마을로 찾아들면서 이상한 일들이연이어 벌어진다.

소피는 마을에 도착한 날 결혼식장에 나타나지 않은 신부를 기다리던 신랑 칼(안드레아스 러스트)과 고래뱃속에서 '사랑'을 나눈다. 그런데 느닷없이 행방이 묘연했던 신부 마리아(에바 헤르치히)가 나타났다. 신랑이 정사도중에 신부가 나타나길 빌었기 때문이다.

소피와 정사를 나눈 마을 바람둥이는 옛날 애인 마리아를 개로 변하게 해달라는소원을 빌어 진짜 아리따운 신부를 개로 만들어 버렸다. 소피는 마리아를 사람으로 되돌려 놓기 위해 다른 남자들을 유혹하지만 소피 뜻대로 소원을 비는 남자는 없다.

제각기 욕심을 채우는데 급급했던 것이다. 소피와 정사를 나눈 남자들의 소원대로 산비탈에 테니스 코트가 생겨나고, 마을신부님은 공중에 붕붕 떠다니고, 이웃집이 폭싹 내려앉고...마을이 온통 쑥대밭이 돼 버렸다.

이런 엉뚱한 상황설정으로 볼거리도 적지 않지만 그 이면에는 인간의 탐욕과 욕망, 허위의식에 대한 신랄한 풍자가 담겨 있다.

지난 98년 제2회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소개돼 관객들이 선정하는 '시티즌 초이스상'(관객상)을 받았다. 28일 개봉. (서울=연합뉴스) 이명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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