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 성인된 뒤 재발하면 완치 힘들어…과체중에 담배 피운다면 당장 끊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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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 권위자 닐 번스 영국 체스트병원 박사가 꾸준한 흡입제 사용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천식은 고혈압이나 만성질환에 속한다.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치료해야 ‘완치에 가까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증상이 좋아졌다고 방심한다면 금방 재발한다. 호흡기 관련 에어웨이 심포지엄 강연을 위해 방한한 닐 반스 런던 체스트병원 박사에게서 천식 치료의 중요성과 관리법에 대해 들었다. 닐 반스 박사는 세계천식기구(GINA) 과학위원회 자문이며, 천식·만성폐색성폐질환(COPD) 연구 분야의 권위자다. 현재 영국흉부학회·스코틀랜드 천식 임상지침 약물 부문 공동 의장을 맡고 있다.

-천식에서 ‘조절’의 중요성은.

 “어렸을 때 천식을 앓다가 증상이 완화된 후 성인이 돼 재발하면 사실상 완치는 없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긴 시간 동안 천식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한국 천식 환자의 20%는 호흡곤란이나 가슴 통증 때문에 병원 응급실을 찾는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다. 조절을 잘하면 이런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환자 중 80~90%는 간단하고, 효과 좋은 치료제를 이용해 불편함 없는 생활이 가능하다 .”

 -환자에 대한 교육이 중요할 것 같다.

 “20년 전 처음 천식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을 때부터 환자와 의료진의 인식과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실 가이드라인을 쓰는 것은 어렵지 않다. 교육이 어떻게 이뤄지느냐가 더 중요하다. 현재 천식 가이드라인에서 1차 권고하는 약은 ‘흡입형 스테로이드제’다. 염증 부위에 스테로이드가 직접 전달되도록 해 적은 양으로 효과를 보면서 부작용은 최소화한다. 영국에서는 가이드라인 제정 후 각종 캠페인을 통해 천식으로 인한 입원율을 70~80% 줄였다.”

 -최근 천식 약물 개발은 어떻게 이뤄지나.

 “ 기존 약의 흡입 방법과 용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과거에는 약을 들고 다니면서 자주 복용했지만 지금은 하루 두 번 복용한다. 현재 출시된 약의 치료 효과가 90점 정도이므로 새로운 약이 필요하지 않다. 단, 조절이 잘 되지 않는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신약개발은 계속되고 있다.”

 -천식 환자에게 조언한다면.

 “치료를 받으면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다. 과거에는 천식환자에게 격한 운동을 하지 말라고 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폴 스콜스 선수도 천식 환자였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꾸준한 천식약 복용도 중요하다. 치료를 불규칙적으로 받은 사람보다 꾸준히 받은 사람의 치료 효과가 더 좋다. 마지막으로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주변에서 흡연하는 사람이 있다면 무조건 피하라. 과학적인 근거를 토대로 흡연은 과체중과 함께 확실한 천식 유발 요인으로 밝혀져 있다.”

권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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