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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택 기자의 테마가 있는 사진여행] 8개월의 긴 겨울잠이 끝나면 순수가 약동하는 대평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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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는 지구의 그린벨트다. 우랄산맥에서 연해주까지 동서로 9000㎞, 남북으로 최장 3500㎞. 아시아 대륙 면적의 4분의 1이 넘는 광활한 산야가 야생의 숨을 쉰다. 수천 수만 년 인적이 닿지 않은 거대한 생태지대다. 냉대 활엽수에서 툰드라 침엽수까지 갖가지 수목과 산·강·들이 연출하는 원시의 풍광은 시원하고 장엄하다. 지난달 횡단열차로 며칠간 달리며 영상에 담았다.

시베리아에는 겨울·여름 두 계절만 있다. 드문드문 도시와 마을이 형성된 중남부지역도 10월쯤이면 눈과 얼음에 덮이기 시작해 이듬해 오뉴월에야 녹는다. ‘겨울 8개월 여름 4개월’이다.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겨울은 더 길다. 위도에 따라 서식하는 식물과 동물이 다르다. 한 겨울은 섭씨 영하 40~50도, 한 여름은 영상 20~30도다. 최대 80도의 연교차다. 여름 밤은 10시까지도 환한 ‘백야’, 겨울은 그 반대다. 시베리아는 원주민 타타르족 언어로 ‘잠자는 땅(시비르)’이란 뜻이다.

사진설명. ①열차에서 바라본 초원. 구릉과 들판과 강과 숲이 어우러진 평원이 시베리아를 횡단하는 내내 다양한 모습으로 끝없이 이어진다. ②시베리아의 상징인 자작나무 숲에 저녁안개가 깔리고 있다. ③들판을 수놓은 형형색색 들꽃들. ④수생식물. ⑤시베리아의 전형적인 농가. 목재가 풍부해 슬레이트 지붕과 유리창을 빼곤 모두 나무로 지어졌고, 거의 모든 밭에선 주식인 감자가 자란다. ⑥시베리아 중부 이르쿠츠크에서 자동차로 5~6시간을 달리면 만나는 바이칼호. 마지막 3분의 1은 비포장길이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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