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은 미소의 앳된 北 여군, 어깨에는 총대 메고…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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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여군이 카메라를 향해 환하게 웃으며 손으로 ‘브이’자를 그린다. 앳된 얼굴의 한 북한 여군은 어깨에 총을 둘러멘 살벌한 차림과 달리 수줍게 웃고 있다. 동료 여군과 수다를 떨다가 활짝 웃는 여군도 있다.

최근 북한 군인들의 다양한 표정을 포착한 사진이 중국 사이트에 올라와 화제다. 평소 엄격한 규율 속에 생활하는 여군들이지만 휴식 중 카메라에 포착된 순간만큼은 앳되고 수줍은 여학생의 모습이 엿보인다.

남성 군인들의 모습은 이와 대조된다. 중국 사이트에 올라온 북한의 남성 군인들은 대부분 카메라를 경계하고 있다. 자신을 찍지 말라고 경고하는 듯 카메라에 총을 겨누는가 하면, 망원경으로 감시하면서 한 손에 돌을 움켜잡은 군인도 있다. 촬영자를 발견하고는 멀리서 돌을 던지는 시늉을 하는 이도 있다.

과거 북한에서는 군인이란 직업이 ‘가문의 영광’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요즘엔 달라졌다. 최악의 식량난과 경제난에 시달리는 현재 상황에서는 ‘제대할 때 가져가는 것은 달랑 군복 한 벌’이란 이야기까지 나돈다. 최근 대북매체 보도에 따르면 요즘 군인들은 강냉이밥과 소금국으로 허기를 채우고 산나물을 캐기 위해 배낭을 메고 직접 산에 오르기도 한다. 제대한 후 가난한 처녀보다는 경제력이 있는 이혼녀를 최고의 신붓감으로 꼽을 정도다.

여성 군인들도 찢어지게 가난하기는 마찬가지다. 여군들은 입대 당시 보급받은 보온용 발싸개를 차곡차곡 모아서 제대한다고 한다. 생리대 대용으로 쓰려는 것이다. 북한 전체 군인 중 15%를 차지했던 여성 군인은 최근 그 수가 급감하고 있다. 김정은이 “군에 여성이 너무 많다”고 지적하며 여군 입대 비율을 줄이라는 지시를 내렸기 때문이다.

유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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