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컴퓨터 '윤년 Y2K' 피해 미미

중앙일보

입력

컴퓨터가 2000년 2월29일을 3월1일로 잘못 인식하는 ''윤년 Y2K''로 인한 피해가 미미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일본과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에서 `윤년 Y2K''로 인한 사고가 발생했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며 미국과 캐나다, 중국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별다른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

지금까지 가장 많은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보고된 일본에서는 29일로 들어서면서 핵발전소의 비(비) 발전 소프트웨어에서 이상이 발견됐으며 일부 기상관측 장비와 현금지급기에서도 `윤년 Y2K'' 문제가 발생했다.

도쿄에서 서쪽으로 355㎞ 떨어진 몬주 원전에서 근무자의 근무시간을 기록하는 프로그램에서 문제가 발생했으나 원자로의 가동과는 관계가 없는 프로그램이어서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일본기상청이 전국에 설치한 1천300대의 지상 기후관측 장비 가운데 43대에서도 문제가 발생, 오동작이 일어났으며 일본 전역의 우체국에 설치된 현금지급기 중 1천200대의 작동이 일시 중단됐다.

또한 등기우편 영수증 인쇄 프린터에서 윤년 Y2K 문제가 발생했으며 우체국의 예금 이자율을 보여주는 370개의 스크린도 2월29일을 인식하지 못했다.

이밖에 윤년 Y2K 문제에 대한 우려로 하루짜리 초단기 금리가 전날 0.02%에서 0.28%로 급등하기도 했으나 일본은행이 잉여통화 규모를 대폭 확대, 다시 전일 수준을 회복됐다.

아오키 미키오 관방장관은 이같은 문제들이 경미한 것들이라면서 "지금까지는 국민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만 한 사고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뉴질랜드에서는 근 4천대의 전자자금이체 단말기에서 윤년 Y2K 문제가 발생, 일부 소매상인이 불편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싱가포르에서도 이날 자정이 지나면서 지하철 표에 2월29일이 아닌 3월1일 날짜가 찍히는 사소한 문제가 발생했다.

소니사가 생산한 구형 비디오 카메라와 워드 프로세서,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엑셀 2000에서 2월29일을 인식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력과 통신 등과 같은 사회기간시설에서는 윤년 Y2K 문제가 발생했다는 보고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는 주요 컴퓨터 시스템에서 윤년 Y2K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발표했으며 미국도 동부표준시로 3월1일이 됐으나 전력분야에서 아무런 문제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밖에 캐나다에서도 이렇다할 문제없이 3월1일을 맞았다.

이와 관련, 유엔-세계은행 Y2K 대책팀의 브루스 맥코넬 팀장은 이날 예상했던것처럼 윤년 Y2K 문제로 인한 피해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고 공표했다.

한편 미상원 Y2K 자문위원회는 1일 발표할 보고서를 통해 75개국에서 250여건의 Y2K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대부분 심각한 피해없이 해결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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