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메시지 서비스 '똑소리 나네'

중앙일보

입력

미국에서 인터넷 벤처기업을 경영하는 데이비드 정(30.미국 로스앤젤레스 거주)씨는 최근 한국에 지사를 설립, 한 달에 1~2회 출장에 나선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비즈니스와 관련된 전화.팩스가 하루 수십통씩 쏟아지지만 정신없이 바쁜 생활을 하다 보니 일일이 챙길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전자우편을 이용하고 있지만 충분하지는 않다. 잘못 발송되는 것도 있고 글자 폰트가 맞지 않아 읽을 수 없는 게 많다.

고민하던 정씨는 최근 환한 웃음을 지었다. 언제 어디에 있더라도 자신에게 온 팩스는 물론 음성전화.전자우편 등을 받아볼 수 있는 ''통합메시지서비스(UMS:Unified Message Service)''를 이용하기 시작한 것.

그는 "팩스가 오면 모니터에 팩스가 왔다는 메시지가 떠 바로 읽어볼 수 있고, 전화가 걸려오면 인터넷으로 들을 수도 있는 등 편리한 기능 때문에 UMS를 즐겨 찾는다" 고 말했다. ''똑똑한 통신서비스''인 통합메시지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통합메시지서비스란 음성.팩스.전자우편 등 다양한 형태의 메시지를 하나의 데이터로 통합해 단말기에 상관없이 내용을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 팩스를 전자우편으로 받고, 전자우편을 팩스로 보낼 수 있으며 전자우편 내용을 음성파일로 만들어 들을 수 있는 등 첨단기능을 갖추고 있어 국내에서도 서비스 업체 및 이용자들이 늘고 있다.

◇ 어떤 서비스가 있나〓두루넷은 지난해 말부터 ''트루박스'' 사이트를 통해 UMS를 시작, 현재 11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트루박스 회원들은 외부인이 보낸 팩스를 컴퓨터 화면을 통해 보고, 전자우편으로 작성한 문서를 팩스로 보낼 수 있다. 팩스머신 없이도 팩스를 받을 수 있는 셈.

한글과컴퓨터는 ''넷피스'' 라는 UMS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 접속을 할 수 없을 때는 전화를 걸어 자신에게 도착한 전자우편 내용을 음성으로 들을 수 있다. 특히 메시지가 도착하면 핸드폰으로 통보해 주는 서비스도 있다.

네트워크 장비 전문업체인 테라도 UMS 경쟁에 뛰어들었다. 테라는 미국 OCI사와 공동으로 UMS시스템을 개발, 다음달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 테라의 UMS는 팩스문서를 음성으로 전환, 전달하는 한편 기계음이 아닌 자신의 목소리로 전자우편 열기나 e-메일 주고받기를 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하나로통신은 서울.부산.인천.울산.성남 등에 거주하는 가입자에게 UMS를 서비스하는 중.

◇ 가입은 어떻게〓두루넷의 트루박스는 무료 서비스이기 때문에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 회원 가입만 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한글과컴퓨터의 넷피스 역시 회원들에게는 무료다.

하나로통신도 자사 전화서비스 가입자들에게 무료 서비스한다. UMS를 이용하고 싶은 사람들은 하나로통신 고객상담센터(국번없이 106) 에 신청하면 된다. 테라도 3월부터 회원에 한해 무료서비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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