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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40층 최신식APT 주민들, 물통 들고 출근?…왜?

중앙일보

입력

북한 평양시 초고층 최신식 아파트 주민들은 매일 물통을 들고 출근한다. 그것도 40층을 걸어서 오르내린다. 전력난에 승강기가 멈추고 식수난에 물까지 부족해서다.

이 아파트는 만경대구역 갈림길동 만경대 학생소년궁전과 가까운 금싸라기 지역에 있다. 이 아파트는 1980년대 말 북한 당국이 제13차 세계청년학생 축전을 기리기 위해 지었다. 방 3개에 수세식 화장실이 갖춰진 당시로선 최신식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전력난과 식수난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최고급 아파트에서 고난의 행군 아파트로 전락했다. 출근시간이면 5리터 짜리 물통을 들고 나간다. 퇴근할 때 물통을 가득채워 돌아온다. 주민들은 걸어서 오르내린다.

한 소식통은 “이 아파트에선 승강기가 작동하지 않으면 오르내리는데 1시간 이상이 걸린다”며 “이젠 생활화가 됐을 정도”라고 말했다. 또 다른 평양 주민은 “식수 부족은 물론이고 하루 3시간밖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며 “고층에 사는 사람에겐 오르내리는게 고역”이라고 말했다.

이러다보니 한 때 이 곳에 살던 당ㆍ군간부 등 고위층은 중구역ㆍ대동강구역으로 옮겨갔다. 그들이 사는 아파트는 전력선이 별도로 설치됐다. 식수가 부족해 물통을 들어도 승강기를 타고 식수를 날라온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평양 주민의 식수난에 따른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평양시 각 인민반이 아파트 인근마다 우물을 파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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