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회 좌초 위기

중앙일보

입력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프로구단이 프로야구선수협의회(이하 선수회)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강경대응 방침을 고수했다.

또 삼성 선수 전원은 불투명한 기획단이 배후조종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선수회에 가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KBO의 이같은 방침과 삼성의 독자선언, 기획단에 쏠리는 의심의 눈초리가 거세지면서 1백30명의 회원을 확보하며 세력을 확대해온 선수회는 암초에 직면했다.

KBO와 8개 구단 사장단은 24일 오전 긴급 간담회를 열어 "불순한 의도를 갖고 있는 제3세력에 의해 조종을 받는 선수회는 인정할 수 없다" 며 "선수회가 해체되고 제3세력을 배제해야 선수단체와의 대화에 응할 수 있다" 고 밝혔다.

KBO와 사장단은 또 "선수회에 가입하지 않은 절대 다수의 선수들로 올시즌 야구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겠다" 고 '전제한 뒤 "대다수의 선수가 가입함으로써 출전이 불가능한 팀이 생겼을 경우 그 팀을 제외하고 시즌을 계속하기로 했다" 며 기존의 강경노선을 굽히지 않았다'밝혔다.

이날오후 삼성.해태.두산.한화 4개 구단의 주장과 삼성의 이승엽은 KBO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선수보호에 대한 대책없이 사단법인 설립과 중계권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기획단 아래에서 선수회를 결성하는 것은 막대한 출혈을 자초한다" 고 밝혔다.

삼성팀 주장 김기태는 "KBO와의 두차례 면담 기회가 있었지만 권시형(전 국민회의 문화체육 전문위원)박사의 제지로 이뤄지지 않아 대결구도가 심각해졌다" 며 "기획단의 의도가 순수하지 못해 삼성의 선수 전원은 가입을 포기하게 됐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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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구단 선수 대표단이 활동비 명목으로 양준혁(해태)과 송진우(한화)의 계좌에 구단별로 5백만원씩을 송금해줄 것을 요구한 것이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태형(두산).조경택(한화)의 발언으로 새롭게 드러났다.

두산.한화 선수단은 이미 계좌에 송금을 했으나 해태 주장 이호성은 "주장인 자신도 모르게 양준혁(해태)과 권박사가 서명을 받아간 비신사적인 사실을 뒤늦게 알고 활동비 5백만원 송금 부탁을 거절했다" 고 밝혔다.

그러나 선수회를 대가없이 도와왔다는 기획단에 이 돈이 흘러갔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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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날 선수회에 가입한 현대 선수단 42명 전원은 기자회견 소식을 전해 듣고 모두 탈퇴하기로 결정했'으나 선수회측은 탈퇴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현대 선수단의 탈퇴설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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