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프로야구선수회 출범 강행

중앙일보

입력

프로야구 구단과 선수간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해졌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의회(이하 선수회)가 21일 저녁 서울 63빌딩에서 창립총회를 강행함에 따라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구단은 22일 긴급이사회와 구단주총회를 열고 선수회 출범에 따른 강경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이날 선수회 출범식에 앞서 KBO 이상국 사무총장은 "참여 선수가 적을 경우에는 이들을 배제한 채 시즌을 꾸려나가겠지만 숫자가 많으면 KBO는 아예 문을 닫을 것" 이라며 선수회를 결코 인정하지 않을 입장을 밝혔다.

각 구단은 선수회 출범총회 직전까지 선수들과 개별면담을 통해 회유와 설득작업을 펼치며 선수들의 참가를 막기 위한 안간힘을 썼다. 일부 구단은 훈련 중인 선수들을 버스에 태워 지방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그러나 선수회 출범식에 참석한 선수들은 "선수회를 출범시켜 우리의 권리를 확실히 보장받겠다.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보는 선수가 한명이라도 있으면 좌시하지 않겠다" 며 더욱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선수들은 "18년 동안 계속돼온 구단의 일방통행식 선수관리와 비민주적인 계약 관행 등을 반드시 바로잡겠다" 며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반면 선수회에 참가하지 않은 선수는 "원칙에는 공감하지만 기획단의 의도가 불투명하다. 일부 선수에게만 혜택이 돌아간다" 며 선수회 기획단을 비난하기도 했다.

선수회 출범을 둘러싼 선수와 구단간의 대립국면에 대해 야구 관계자들은 "18년간 억눌려온 선수들의 욕구가 좋지않은 시기에 한꺼번에 분출한 것이 아쉽다" 며 "선수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KBO가 자유계약선수(FA)제도를 도입하고 해외진출 규정을 만들었지만 제도시행을 앞두고 수정을 거듭하는 등 구단들의 저급한 행동이 선수들의 집단행동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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