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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곡선사박물관 가면 □□가 있다

중앙일보

입력

700만년 전 이 땅에 살았던 인류가 생생한 모습으로 내 앞에 서 있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구석기시대에 이미 동물의 뼈로 만든 플루트와 진흙으로 만든 트럼펫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지.

지난달 25일 개관한 전곡선사박물관은 구석기시대 유적과 전 세계의 화석인류와 동굴벽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선사박물관이다.

전곡선사박물관은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총 사업비 482억 원을 투자해 7만2599㎡ 부지에 건축면적 5350㎡(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건립한 국내 최대 규모의 선사박물관이다.

프랑스 X_TU사가 설계한 길이 101m, 폭 40m, 최고높이 6.4m의 박물관 외관은 뱀처럼 구불대는 곡면 형태에 수 만 장의 스테인레스 판이 외벽을 덮고 있어 햇빛을 받으면 은빛 비늘처럼 반짝인다.

최첨단 디자인으로 설계된 외관부터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 프랑스 X_TU사가 설계한 길이 101m, 폭 40m, 최고높이 6.4m의 박물관 외관은 뱀처럼 구불대는 곡면 형태에 수만 장의 스테인레스 판이 외벽을 덮고 있어 햇빛을 받으면 은빛 비늘처럼 반짝인다. 양쪽 언덕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외형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구석기시대로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입구에서 1층(외관상 2층) 상설전시실로 올라가면 선사시대의 화석인류, 동굴벽화, 기후별 동물과 자연환경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상설전시실은 전시실별 구분 없이 오픈전시의 형태를 취한다.

전곡선사박물관에서는 구석기시대 유적과 전 세계의 화석인류와 동굴벽화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박물관 내 중앙에는 ‘인류 진화의 행진’이란 제목으로 700만년 전 인류인 투마이에서부터 1만년 전의 만달인까지 총 14개체의 전 세계 화석인류가 전시돼 있다.

중앙에는 ‘인류 진화의 행진’이란 제목으로 700만년 전 인류인 투마이에서부터 1만년 전의 만달인까지 총 14개체의 전 세계 화석인류가 전시돼 있다. 마치 걸어서 전시관 밖으로 나올 것처럼 머리카락 한 올부터 골격, 주름 하나까지 생생히 복원돼 있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복원가 엘리자베스 데인스의 작품이다.

고고학 체험실엔 가장 오래된 미라도 전시돼

좌우에는 사바나기후에서부터 아열대기후, 냉대기후, 전곡리가 속해있던 온대기후까지 기후별 동물과 수목들을 재현해 놓았다.

안쪽에는 ‘동굴벽화 탐험’ 전시가 이어진다. 프랑스 등에서 나온 동굴벽화인 알타미라, 라스코 등을 재현해 관람객들이 횃불로 된 랜턴을 들고 직접 어두컴컴한 동굴 속으로 들어가 세계적인 벽화들을 구경할 수 있다. 마치 선사시대로 돌아간 듯 모험심을 불러일으킨다.

입구에는 매머드 뼈로 만든 움집이 재현돼 있다. 박물관 학예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등지에서 나온 매머드움집으로, 매머드 100마리 분의 턱뼈가 필요해 쉽게 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그 시대에 얼마나 매머드 사냥이 성행했었는지 알 수 있게 해 준다”고 설명했다.

로비를 지나 고고학 체험실 쪽으로 이동하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미라 중 하나인 ‘외찌미라’가 눈길을 끈다. 특히 박물관을 찾은 아이들이 눈을 떼지 못했다. ‘외찌미라’를 통해 선사시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터치스크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 불피우기, 가죽옷 만들기, 동물 뼈와 조개 등을 활용한 장신구 만들기, 벽화그리기 체험 등 다양한 고고학체험을 할 수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선사박물관은 체험박물관으로, 관람객이 직접 체험하면서 관람하는 것이 특색”이라며 “가족단위 관람객들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물관의 지하(외관상 1층)에는 12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다목적 강당과 기획전시실이 들어서 영화, 음악•무용 공연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박물관 옥상 밖으로 나가면 산책로가 연결돼 한탄강을 즐길 수 있다.

12월까지 어린이와 가족을 대상으로 화석자료, 표본, 키트 등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고고학 체험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전화 및 이메일로 접수하면 된다.

관람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하절기 9시)이며 연중무휴이다. 관람료는 일반 4천원, 중•고교생 2천원, 초등학생 1천원. 경기도민은 개인에 한해 50% 할인된다. 문의)031-830-5600, www.jgpm.or.kr

☞ 전곡리 선사유적지는 어떤 곳?

전곡선사박물관이 들어선 전곡리 선사유적지는 1978년 한탄강변 유원지에서 고고학을 전공한 미군 병사 그렉 보웬이 채집 석기를 발견하고 이를 서울대학교 故 김원룡 교수에게 가져간 뒤 아슐리안계 구석기 유물로 밝혀지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구석기 유적지가 됐다.

아슐리안 주먹도끼 발견 이래 17차례에 걸쳐 발굴·조사가 이뤄지며 6천여 점의 석기가 출토됐고 1979년 국가사적(제268호)으로 지정됐다.

아슐리안 주먹도끼는 돌의 양면을 다듬어 날을 세운 구석기시대의 ‘만능 칼’로 유럽과 아프리카, 중동, 인도 등에서만 발견되고 동아시아는 주먹도끼 전 단계인 자갈돌 석기문화였다는 게 통설이었으나 전곡에서 아슐리안 주먹도끼가 발견되면서 그 통설이 깨졌다. 세계 구석기문화를 다루는 고고학지도에서 전곡리는 빠짐없이 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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