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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 흑자 분식 대주주·경영진들 329억 배당 챙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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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부산저축은행 그룹 박연호(61) 회장 등 은행 대주주·경영진 4명과 그 가족이 2005~2010년 6년간 흑자 분식회계를 통해 부산저축은행과 부산2저축은행에서 모두 329억원의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배당금 640억원의 51.4%에 해당하는 것이다.

 대검 중수부는 부산저축은행이 1조6800억원, 부산2저축은행이 8500억원씩 자본 잠식 상태에 빠져 있었음에도 박 회장 등이 2008년과 2009년 장부상 흑자가 난 것처럼 꾸민 뒤 각각 77억여원, 25억8000만원을 배당받았다고 2일 밝혔다. 2010년에는 25억8000만원을 배당받았다. 조사 결과 이들은 연봉과 상여금으로도 지난 6년 동안 모두 191억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마다 1인당 평균 11억9300만원씩 번 것이다.

 박 회장은 부산저축은행그룹의 대주주로 지분 5.29%를 보유하고 있다. 아버지인 박상구 명예회장 지분(0.97%)을 포함한 박 회장 일가와 경영진의 지분이 37.49%에 달한다. 박 회장은 1976년부터 아버지가 운영하던 삼양타이어(현 금호타이어)에서 근무하다 81년 광주상호신용금고로 자리를 옮겼다. 이어 부산상호신용금고 대표이사, 부산상호저축은행 사장을 거쳤다.

 검찰은 이날 ▶총 7조원대 여신 가운데 5조3400억원의 불법대출 및 배임 ▶2조4500억원대 분식회계 ▶횡령 등 혐의로 박 회장과 김양 그룹 부회장 등 10명을 구속기소하고 금감원 출신 최모 감사 등 1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이날 부산·부산2·대전저축은행 등 세 곳에 2명의 검사와 40명의 수사진을 급파해 지난 2월 영업정지 전날 예금을 부정 인출한 이들에 대한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

 우병우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번 수사는 은행 대주주와 경영진의 모럴 해저드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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