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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서 공 치는 웨스트우드 … 현역 세계 1위 방한은 처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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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프로 골퍼는 상금을 좇는 직업이다. 리 웨스트우드(37·잉글랜드·사진)는 “돈이 전부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큰 상금을 내걸고 골프 세상의 중심을 자처하는 미국 PGA 투어에 대고 “노(No)”라고 말하는 선수다. 단일 대회로는 가장 많은 상금(950만 달러)이 걸린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대해 “미국에서나 제5의 메이저 대회지 다른 곳에서는 아니다”라면서 출전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 그도 25일(한국시간) 열린 미국 PGA 투어 헤리티지 경기는 손에 땀을 쥐고 지켜봤을 것이다. 루크 도널드(잉글랜드)와 브렌트 스네데커(미국)가 연장전을 벌인 대회다. 도널드는 웨스트우드의 라이더컵 팀 동료로 절친한 친구다. 그러나 웨스트우드가 도널드를 응원했을 가능성은 없다. 세계랭킹 1위를 놓고 경쟁하고 있었으므로. 도널드가 연장 끝에 패하면서 웨스트우드는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웨스트우드는 자신의 생일인 24일 끝난 인도네시안 마스터스에서 우승해 세계랭킹 1위에 복귀했다. 그는 26일 한국에 온다. 경기도 이천 블랙스톤 골프장에서 벌어지는 발렌타인 챔피언십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그는 “세계랭킹 1위를 확고히 하기 위해 한국에서도 우승을 하겠다”고 말했다.

 웨스트우드는 지난 2월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서 본지 기자와 만나 “한국에 갈 때도 세계 1위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희망을 이뤘다. 현역 세계랭킹 1위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두 번 왔지만 방한 당시 모두 1위가 아니었고, 이벤트 대회에만 참가했다.

 웨스트우드는 슬럼프를 이기고 재기한 선수다. 2000년 세계랭킹 4위에 오른 유망주였는데 2001년 첫아이 샘을 얻은 기쁨이 지나쳤는지 몸 관리에 소홀했다. 허리 둘레가 42인치까지 늘면서 세계랭킹 200위 밖으로 밀려났다. 그러나 혹독한 훈련으로 허리 둘레를 6인치나 줄이면서 기량을 회복했다. 올해 초 다소 부진했지만 최근 감각을 회복했다. 인도네시안 마스터스 마지막 날엔 그린 적중률이 94%나 됐다.

 발렌타인 챔피언십에는 세계가 주목하는 신예 더스틴 존슨(미국·세계랭킹 12위)을 비롯해 어니 엘스(남아공·15위), 이언 폴터(잉글랜드·17위), 미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27위)가 참가한다. 한국에서는 양용은(국민은행)·김경태(신한금융그룹)·노승열(20·타이틀리스트)·대니 리(21)·정연진(21) 등이 출전한다. 골프 전문채널 J골프가 전 라운드를 생중계한다.

성호준 기자

◆ J골프 발렌타인 챔피언십 중계 일정

4월 28, 29일=1~2라운드 오후 1시30분

4월 30일, 5월1일=3~4라운드 낮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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