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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인수전 승리 이끈 조위건 사장 물러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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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현대건설 인수전을 승리로 이끈 조위건(65) 현대엠코 사장이 돌연 물러났다. 현대차그룹은 조 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표를 냈다고 13일 밝혔다.

 조 사장은 현대건설 인수를 마무리한 이달 초 “신수종 사업 발굴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해외건설 시장 확대 등을 통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개발,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며 강한 경영 의지를 보였다. 특히 김창희 현대엠코 부회장이 이달 초 현대건설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단독 대표를 맡아 임원 보직인사를 하는 등 의욕이 높았다. 지난해까지 이 회사의 현대차그룹 사업 비중은 50%가 넘는다. 이 회사는 또 올해 서울시와 협의를 통해 성수동 뚝섬 서울숲 앞에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착공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비즈니스센터는 정몽구 회장의 집념에 따라 추진된 것으로 110층(높이 540m) 규모의 초고층빌딩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재무 전문가인 조 사장은 현대차그룹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다. 통상 현대차그룹은 만 60세가 CEO 정년이다. 지난달 갑자기 그만둔 이현순 현대차 연구개발담당 부회장도 만 60세를 넘겼다. 현재 60세를 넘긴 CEO로는 박승하(61) 현대제철 부회장이 유일하다. 조 사장은 현대차 재경본부 출신으로 1999년 기아차 인수 실무를 맡아 깔끔하게 인수를 마무리해 정몽구 회장의 눈에 들었다. 이후 승승장구, 2002년 현대차 재경본부 전무에서 당시 그룹 신생 건설사인 엠코 설립 때부터 대표를 맡았다.

 현대엠코는 조 사장 사퇴에 따라 후임 대표이사 인사 때까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비서 출신인 배원기(57) 경영지원담당 전무 대행체제로 움직인다. 직급상으로 이우영(토목본부장)·정수현(건축본부장) 두 명의 부사장이 있지만 줄곧 배 전무가 안살림을 맡아왔다. 후임 사장으로는 현대차 재경본부에서 올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 보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건설사 성격상 재경본부 출신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태진·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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