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엠코 파격적 현금배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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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계열 건설사인 현대엠코가 500억원의 대규모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현대엠코는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대주주인 비상장기업이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엠코는 지난해 당기순이익(673억원)의 74%인 500억원을 현금배당했다. 한국투자증권 이경자 수석연구원은 “상장 건설업체들의 평균 배당이 20%를 밑도는 것을 감안할 때 현대엠코의 배당률은 매우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엠코는 2008년과 2009년에도 각각 250억원의 현금배당과 250억원어치의 주식배당을 실시했다. 특히 2009년에는 당기순이익(447억원)보다 많은 돈을 배당에 썼다. 배당은 현대건설 김창희 부회장(전 현대엠코 부회장)과 현대자동차 이정대 부회장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엠코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지분 25.06%를 가진 최대주주이고 정몽구 회장도 10%를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인(지분율 24.96%) 글로비스의 최대주주 역시 정 부회장이다. 현대엠코는 현대자동차 그룹의 건설공사를 주요 수입원으로 하는 회사다. 지난해 매출액 1조2415억원의 57%인 7119억원을 현대자동차 등 특수관계회사와의 거래로 올렸다. 2009년에는 그 비율이 매출(1조806억원)의 74%나 됐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정재규 연구조정실장은 “ 현대엠코는 계열사들의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얻은 수익을 대주주에게 몰아준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엠코 박창현 이사는 “배당 규모가 얼마인지 모르고 배당과 관련한 의사결정이 어떻게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도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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