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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3호기, 이르면 오늘 냉각 가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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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2일 전력선이 연결돼 11일 만에 조명이 들어온 후쿠시마 원전 3·4호기의 주 제어실 내부. 도쿄전력이 촬영해 제공했다. [후쿠시마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1~6호기 원자로들의 냉각장치가 며칠 안에 재가동될 전망이다. 냉각장치가 가동되면 원자로 노심과 사용후 핵연료 보관 수조의 온도를 낮출 수 있어 원전 사태가 수습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은 23일 가장 손상이 심했던 제1원전 3호기 원자로의 냉각장치에 이르면 24일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3호기의 원자로는 바닷물로 식히고 있다. 냉각장치가 가동되면 바닷물 대신 깨끗한 물을 냉각수로 사용할 수 있게 되고, 별도로 물을 퍼부을 필요도 없게 된다. 3호기는 지난 11일 규모 9.0의 지진이 발생한 뒤 사흘 만에 폭파됐다.

 3호기에서는 23일 오후 4시20분쯤 검은색 연기가 솟아오르는 것이 관측됐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일단 3·4호기 현장 작업 인력을 대피시킨 뒤 확인 작업을 벌였다. 앞서 도쿄전력이 이날 오전 3호기 압력용기 바깥쪽 온도를 측정한 결과 섭씨 250∼300도로 가열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3호기에서는 지난 21일에도 원자로 건물 옥상 남동쪽에서 회색 연기가 피어 올랐지만 중대한 사태는 아니었다.

 원자력안전·보안원은 1호기 냉각장치에는 25일, 4호기 냉각장치에는 조만간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5·6호기에는 이미 전력이 공급돼 냉각장치가 정상 가동되고 있다. 전력이 가장 먼저 공급된 2호기는 냉각장치가 손상돼 수리가 필요한 상태다.

 한편 후쿠시마 제1원전의 설계와 안전성 검증을 담당했던 도시바의 기술자와 설계사가 원전 설계 당시 이번과 같은 강진과 쓰나미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으나 묵살됐다고 폭로했다. 23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1970∼80년대 후쿠시마 원전의 안전성을 검증했던 전직 기술자는 “사고와 지진으로 터빈이 파괴돼 원자로를 직격할 가능성에 대비해 규모 9의 지진 또는 항공기가 원자로에 추락할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고 건의했으나 상사가 거부했다”고 말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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