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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어린이박물관 세계문화 체험 프로그램 운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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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일본 가면은 어떤 기분일까요.” “가면 눈이 ‘실눈’이예요. 기분이 좋은가봐요.” “가면 입이 ‘일자’인걸 보니 지금은 별로 말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아요.” “점이 많이 난 빨간색 코를 보니까 예전에 동화에서 봤던 도깨비가 떠올라요.” 22일 오후 1시 서울 송파구 삼성어린이박물관을 찾았다. 일본의 전통가면극에 대해 배우고 가면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일본 문화 체험에 참가한 어린이들의 ‘난상토론’이 한창이었다.

 박물관 4층에 20명의 어린이들이 원탁에 둘러앉아있었다. 스크린에 지나가는 다양한 일본 전통 가면들을 보며 가면이 표현하고 있는 감정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활발히 나누는 중이었다. 지도교사의 설명도 덧붙여졌다. “일본 전통극에 쓰이는 가면인 ‘노멘(能面)’은 배우가 나타내고 싶은 다양한 감정을 대신 표현해주지요.” 일본의 전통극과 감정표현에 대한 이야기는 20분동안 이어졌다. 이 프로그램은 일본가면만들기를 통해 일본의 전통극에 대해 알아보고 감정표현도 해볼 수 있게 구성돼있었다.

 어린이들은 책상 위에 놓인 지점토와 수성 물감을 사용해 표현하고 싶은 대로 자신만의 가면을 만들었다. 지점토를 주물럭거린 뒤 반죽을 만들어 틀 위에다 눈·코·입 등의 얼굴 윤곽을 만들었다. 색색의 유성펜으로 주근깨와 눈동자를 표현하기도 했다. 지도 선생님에게 “제 가면 좀 보세요. 수염이 살아있어요.”라고 웃으며 말하던 장한빈(서울 천호초 2)군은 가면의 턱에다 지점토 가닥 여러개를 붙여서 수염 한 올 한 올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붓에다 물감을 묻혀 가면에 자신이 좋아하는 색을 입히기도 했다. 김규성(7·서울 언북초교 입학예정)군은 자신의 가면을 소개하며 “이름은 ‘무지개 사람’”이라며 “제가 좋아하는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 색깔대로 색칠하는 게 정말 재미있어요”라고 말했다. 이상민(서울 미아초 1)군의 가면은 온통 푸른색이었다. 이군은 “차갑고 시원한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정말 그렇게 보이니”라며 친구들에게 의견을 묻기도했다.

 오유안(부산 양운초 1)양은 “가면에 뿔을 달아 도깨비를 만들었다”며 “오늘 배웠는데 일본에선 도깨비가 나쁜 기운을 쫓는 의미”라고 말했다. 오양의 어머니 강숙자(43·부산 해운대)씨는 “아이가 일본 문화를 접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라며 “문화 체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글로벌 마인드를 기를 수 있는 기회가 됐을 듯”이라고 말했다.

 일본가면만들기 뿐 아니라 일본 전통놀이 체험, 중국에서 복을 부르는 의미인 글자로 장식을 만드는 프로그램등도 함께 진행됐다. 삼성어린이박물관은 올해 ‘세계문화’를 주제로 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삼성어린이박물관 곽신숙 운영과장은 “각국을 나타내는 특색있는 미술활동과 놀이를 통해 어린이들이 세계문화에 대한 정보를 감각적으로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체험 대상 국가는 달마다 달라진다. 일본과 중국을 테마로 한 1·2월에 이어 오는 3·4·5월에는 인도·러시아·호주를 주제로 체험학습을 마련한다. 6·7·8월엔 이집트·이탈리아·프랑스, 9·10·11월엔 스페인과 캐나다와 미국을, 12월에는 멕시코를 주제 해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사진설명] 삼성어린이박물관의 일본문화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일본 가면 ‘노멘’을 직접 만들어보고 있다.

<설승은 기자 lunatic@joongang.co.kr 사진="황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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