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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지금은 하나로 뭉쳐 힘 합칠 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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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부와 백악관 직원들이 10일 오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애리조나주 총격사건 희생자를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을 충격에 빠뜨리고 ‘독설 정치’에 자성론을 불러일으킨 애리조나주 연방 하원의원 피격사건과 관련,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미 대통령이 단합을 강조했다. 자극적 구호로 선거운동을 펼친 보수주의 정치운동집단 티파티와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궁지에 몰리고, 이에 대해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인 러시 림보 등 보수논객들이 일제히 반박하고 나선 와중에서다.

 오바마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총격사건과 관련, “지금은 하나의 나라로 힘을 합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백악관에서 니콜라 사르코지(Nicolas Sarkozy)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에서 “며칠 뒤 성찰을 위한 많은 시간을 갖겠지만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번 사건의 희생자를 생각하고 기도하는 것이며 또 우리가 하나의 나라로 뭉치고 힘을 모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애리조나 주민은 물론 나라 전체가 하나로서 우리의 상실감을 표현하고 또 이런 비극을 극복하고 더욱 강한 나라로 단결하면서 미래와 희망을 얘기해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용의자 제러드 러프너(22)에 대한 공판이 시작되기 전인 이날 오전 11시 미국 전역은 1분간 총격사건 희생자를 위한 추모 묵념행사를 벌였다. 오바마는 백악관 남쪽 정원에서 부인 미셸 여사, 백악관 보좌진과 함께 묵념행사를 열었다.

 지나친 반정부운동과 독설정치에 대한 비난 여론이 쇄도하는 가운데 야당인 공화당은 의료보험개혁법 폐지법안 제출을 연기하는 등 수세에 몰렸다. 보수 성향 TV인 폭스뉴스는 “방송 논평에서 자극적인 언어 사용을 자제하겠다”고 발표했다. 림보는 “페일린 전 주지사를 총기난사범과 연계시키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범인은 페일린을 알지 못하고 페일린 역시 범인을 알지 못한다. 총기난사는 사악하고 제정신이 아닌 애송이가 저지른 사건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페일린은 “나는 폭력을 중오하고 전쟁도 증오한다”는 내용의 e-메일을 토크쇼 진행자인 글렌 벡에게 보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벡은 방송에서 “보수 성향 논평가들이 폭력의 위험성을 키웠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주장했다.

 민주·공화 양당의 논쟁이 거세지자 이번 사건의 정치적 의미를 168명이 사망한 1995년 오클라호마시티 연방건물 테러사건에 빗대는 정치평론가들도 나타났다. 당시 테러사건 용의자는 우익민병대와 관련된 것으로 밝혀져 공화당이 큰 타격을 입었다. 94년 중간선거에서 패배한 빌 클린턴(Bill Clinton) 당시 대통령은 테러사건을 계기로 단결과 통합의 이미지를 쌓았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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