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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재즈오케스트라' 내한공연

중앙일보

입력

11월 16일 저녁 7시30분 서울 하얏트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리는 도시코 아키요시-루 태버킨의 '뉴욕 재즈 오케스트라' 내한공연(02-738-7029) 은 듀크 엘링턴의 화려하고 호쾌했던 빅밴드 음악을 깊고 독특한 칼라로 재현하는 무대다.

재즈의 황금시대였던 30, 40년대를 풍미한 빅밴드 음악은 목관및 금관악기-피아노-베이스-드럼등으로 짜여져 재즈 특유의 흥을 구현한 고전적 장르. 엘링턴은 이 빅밴드 음악의 대가로 올해 탄생 1백주년(74년 사망)을 맞았다. 올 한해 세계는 이를 기념하는 공연으로 들썩였다.

그러나 국내에선 지난8월 베이시스트 페데르손-피아니스트 멀그류 밀러의 듀오 공연 한편 외에는 뚜렷한 이벤트가 없었다. 엘링턴의 빅밴드와 거의 똑같은 편성. 인원으로 구성된 뉴욕 오케스트라의 공연에 재즈팬의 관심이 모이는 것은 당연한 일.

17명의 멤버로 구성된 이 오케스트라는 엘링턴의 스타일을 계승하면서 한편으로 동양적 색채가 가미된 진보적 음악세계를 펼쳐낸다.

지휘와 피아노를 맡은 칠순 여걸 아키요시가 이 오케스트라의 핵심이다.

모국 일본에서 여섯살때부터 피아노를 배운 그녀는 스물세살 나이에 재즈 거장 오스카 피터슨의 눈에 띄여 미국에서 활동하게됐다.

재즈 피아노 달인 찰스 밍거스로부터 사사받아 밍거스처럼 '차가운' 스타일의 연주에 능하다. 고령으로 인해 현재는 연주보다 편곡.지휘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정교하기 그지없는 편곡 실력으로 매년 재즈 권위지 다운비트가 선정하는 편곡가 부문 1위에 오르고 있다.

그녀의 남편으로 함께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는 태버킨은 테너 색소폰과 플루트를 맡은 수석 연주자다.

아키요시의 편곡에 힘입어 클래시컬하면서도 동양적인 향취가 흐르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이번 내한공연에서 뉴욕 오케스트라는 '블랙 앤드 탠 판타지', '백일몽', '키스의 전주곡'등 엘링턴의 전성기였던 40년대 넘버 4~5곡을 들려주며 '모노폴리 게임', '밀라노'등 자신들의 곡도 연주한다.

정통 재즈를 계승하면서 독자적 색채도 가미했기에 국내 대중에게는 좀 난해하게 들릴 수도 있다.

이를 우려한 기획사측이 " '캬라반' (실크로드 주제가) 같은 대중적인 곡을 한두곡쯤 연주해달라"고 부탁하자 "완벽한 연주를 들려준다면 쉬운 곡이든 어려운 곡이든 대중이 받을 감동은 똑같을 것"이란 답장이 왔다는 뒷소문이다.

재즈 평론가 김현준씨는 뉴욕 오케스트라에 대해 "빅밴드 계열중에선 상당한 위치에 올라있는 밴드다. 특히 편곡이 탄탄해 재즈팬은 물론 일반 대중도 가볼만한 공연" 이라며 "이번 공연에서는 엘링턴 음악의 재현보다는 이 밴드만의 독자적 색채 감상에 중점을 두면 값어치가 더욱 커질 것" 이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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