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위장스퀴즈에 휘말린 롯데

중앙일보

입력

0의 균형을 이루던 4회초 한화의 공격은 지난 11일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 5회초의 복사판이었다.

당시 1사후 송지만이 2루타를 때렸고 백재호의 타석에서 와일드 피칭과 몸맞는 공으로 조경택에게 1사 1, 3루의 기회가 주어졌다.

이날도 거의 똑 같았다.무사에서 송지만이 2루타를 때렸고 백재호의 짧은 안타로 무사 1, 3루의 찬스가 조경택에게 주어졌다.

그때도 0-0이었고 이날도 0-0이었다.

달라진 것은 그날은 두산 강병규가 제 풀에 무너졌고 이날은 한화 벤치가 박보현을 무너뜨렸다는 것이다.

이희수 감독은 초구에 '위장 스퀴즈' 작전을 걸었다. 위장 스퀴즈는 말 그대로 스퀴즈를 하는 척하는 것이다.

1루주자의 병살을 막기 위해 타자가 번트 모션을 취하고 1루주자는 2루를 향해 뛴다. 그 순간 상대포수는 3루주자를 의식해 1루주자의 도루를 저지할 수 없게 되고 병살타를 면하게 되는 그런 작전이다.

박보현이 초구를 던지는 순간 조경택은 작전대로 번트 모션을 취했다.박의 구질은 몸쪽 커브. 여기서 롯데 포수 임수혁은 2루로 뛰는 주자 백재호를 쳐다보다 볼을 뒤로 빠뜨리고 말았다.

3루주자 송지만이 홈을 밟고 백재호는 2루에 안착했다.'초보운전' 의 박보현은 곧바로 흔들렸고 조경택의 희생 번트때 3루쪽으로 던지다 야수선택을 범했다.

결국 무사 1, 3루의 찬스가 이어지며 박은 강판당했고 포수도 강성우로 교체됐다.

롯데 벤치는 이날 공격 위주로 선발 오더를 짜기 위해 임수혁을 선발 포수로 기용했으나 패스트볼 하나로 바뀌고 말아 롯데로서는 선취점을 내주고 후반에 쓸 수 있는 대타마저 초반에 소모시킨 결과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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