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 성남, 졌지만 고개는 숙이지 않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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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인터 밀란보다 더 잘했다고 생각한다.”

패장이었지만 당당했다. 상대의 강함을 인정하면서도 자부심은 잃지 않았다.

신태용 성남 일화 감독은 16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인터 밀란(이탈리아)과의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준결승에서 0-3으로 패한 뒤 “처음부터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 인터 밀란의 수준이 우리보다 높았다. 하지만 선수들은 주눅 들지 않고 잘 싸웠다”고 밝혔다.

신 감독의 말대로 이날 대결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였다. K-리그 최다 우승(7회)에 빛나는 성남이지만 1908년에 창단한 인터 밀란과 비교하면 축구단 운영은 구멍가게 수준이다. 올 시즌 성남의 선수 전체 연봉은 약 40억원. 반면 인터 밀란은 전체 연봉이 130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성남은 슈팅 수에서 16대7로 앞섰다. 볼 점유율도 47대53을 기록하는 등 유럽챔피언 인터 밀란과 대등한 경기를 했다.

두 팀의 차이는 골 결정력이었다. 인터 밀란은 6번의 유효 슈팅 중 3골을 뽑았다. 반면 성남의 슈팅은 번번이 골문을 빗나갔다.

성남은 18일 오후 11시 인터나시오날(브라질)과 3~4위전을 벌인다. 3위는 250만 달러(약 29억원)의 상금을 받는다. 4위 상금 200만 달러(약 23억원)와 차이가 크다. 한 경기 결과에 K-리그 우승상금(3억원)의 두 배인 6억원이 걸려 있다.

김종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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