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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서부 폭설, 중 네이멍구 기습한파, 레바논 물난리 … 지구촌 곳곳 자연재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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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12일(현지시간) 미국 중서부에 내린 기록적인 폭설로 미네소타의 명물 메트로돔 경기장 지붕이 무너졌다. [AP·AFP·신화통신=연합뉴스]


연말을 앞두고 세계 곳곳에서 폭설과 폭우·한파 등 자연재해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 중서부와 중국에선 폭설을 동반한 한파로 인명피해가 잇따르고 항공·육상 교통이 마비됐다. 동유럽은 때아닌 폭우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 중동 지역은 이상고온 현상에 따른 오랜 가뭄 끝에 폭우가 쏟아져 홍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미 중서부 폭설=미국 미네소타·미시간·시카고 등 중서부 지역에 12일(현지시간) 폭설과 눈보라가 몰아쳤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이 지역에 내린 폭설과 강풍으로 최고 60㎝의 눈이 쌓여 최소 6명이 숨지고, 시카고에서만 항공기 1600여 편이 결항됐다.

 이번 폭설로 이날 새벽 미네소타주 명물인 미네아폴리스 소재 메트로돔 경기장 지붕이 주저앉았다. 위스콘신주 등 일부 지역에선 시속 70마일(약 113㎞)의 강풍이 불고 있으며, 기온이 영하 30도까지 떨어졌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이 같은 날씨는 1월에는 흔히 볼 수 있지만, 12월에 나타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발표했다.

 위스콘신주는 이날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제설작업과 피해복구를 위해 주 방위군을 긴급 투입했다. 시카고에선 눈은 몇 ㎝밖에 오지 않았으나 시속 80㎞의 강풍이 불어 건물 지붕이 날아가는 등의 피해가 속출했다.

 ◆중국 한파=중국 네이멍구(內蒙古) 등 북부 지역에서도 기습한파가 몰아쳤다. 중국 반관영 중국신문사에 따르면 12일 건허(根河)시에 폭설과 함께 기온이 영하 45도까지 떨어진 것을 비롯해 네이멍구 시린궈러(錫林郭勒) 초원 일대가 영하 30~45도의 매서운 날씨를 보였다.

 한파와 함께 이 일대에 폭설까지 내려 주요 도로가 모두 폐쇄됐다. 신문은 이 때문에 우란하오터(烏蘭浩特) 등 외지를 오가는 교통편이 모두 끊겨 상당수 주민이 고립된 상태라고 전했다. 당국은 고립된 주민들에게 구호물품을 전하고 제설 작업에 나섰으나 기상 악화로 도로 복구는 지연되고 있다. 중국 기상대는 찬 공기의 영향으로 네이멍구와 동북지역의 한파가 2~3일간 계속되고 곳에 따라 큰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같은 날 이집트 카이로에선 모래 폭풍이 발생해 피라미드와 스핑크스가 뿌옇게 보일 만큼 시야가 흐려졌다. [AP·AFP·신화통신=연합뉴스]

 ◆동유럽·아프리카·중동에선 폭우=동유럽 지역은 지난주 시작된 폭우로 홍수 피해가 발생했다.

 알바니아 북부 지역에선 폭우로 도시가 물에 잠겨 1만1000명이 대피하고, 농경지 140㎢가 침수됐다고 AFP 통신이 12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북부 대도시인 시코드라의 도로는 불어난 물로 강처럼 변해 배나 헬리콥터로만 접근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아프리카 북부와 중동 지역은 12일 오랜 가뭄 끝에 강한 바람과 함께 폭우가 쏟아졌다.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는 집중 호우로 6층짜리 공장 건물이 무너져 3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몰아친 레바논 시돈 인근 해변에서 두 남성이 파도를 피하고 있다. [AP·AFP·신화통신=연합뉴스]

 이스라엘 남부의 아쉬도드 항에서 11㎞ 떨어진 지중해에선 몰도바 선적의 화물선 1척이 폭풍으로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선박에 타고 있던 선원 11명은 다행히 인근 해역을 지나던 대만 선박에 의해 모두 구조됐다.

 강풍과 폭우로 수에즈 운하의 선박 통행도 차질을 빚고 있다.

 레바논 북부의 항구도시 트리폴리에서는 전날 밤 강풍에 뿌리 뽑힌 나무가 차량을 덮쳐 45세의 여성 운전자 1명이 숨졌다. 요르단에선 시속 100㎞에 육박하는 위력적인 모래폭풍이 불어 하늘을 황색으로 물들였다.

이에스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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