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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디스트 박용준 (The Classic)를 만나서 - 2

중앙일보

입력

상) 광진씨는 요새 어떻게 지내시죠.
준) 맨날 심심하다고 전화하고 그래요. (웃음) 곡이 잘 안나온다고 고민 많이하죠.

상) PC 통신 유니텔에 통신방 (go magic)이 있는데 통신 경력은 어느 정도 ?
준) 한 2년 정도 ? 제가 컴퓨터 산게 그 정도 되니까요. 채팅은 잘 안해요.

상) 홈페이지 만들 의향은 ?
준) 글쎄요. 그렇게 활동을 많이 안해서.....

상) 김광진씨의 솔로 2집 〈My Love My Life〉는 무척 좋게 들었습니다. 특히 '실종신고' 같은 리듬감 있는 곡의 편곡은 상당히 돋보이는데....
준) 고맙습니다. (김)광진이형이 가창력이 좋은 것도 아니고 색깔로 가는거니까, 남들이 불렀던 곡을 다시 하는거라서 고민을 많이 했죠. (이)소라 같은 경우 반주 안 좋아도 워낙 노래를 잘하니까.....

상) 공연을 자주 안하는데.
준) 공연 하는 걸 싫어해요. 남의 꺼 하는 건 하겠는데 너무 신경써야 하는게 많아요. 준비하는 것도 어려워요. 공연이란게 돈을 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비용 문제 등등의 문제가 많죠. 스트레스도 받고.

상) 이승환 씨의 경우 공연도 많이 하고 특히 이번엔 3장짜리 라이브 음반도 내던데.
준) 그것때문에 요새 죽더라구요 (웃음) 승환이형 고정 팬도 많고 해서 가능한거죠.

상) 주로 연주하는 장비는 ?
준) 메인으로는 음원(모듈)이 없는 야마하 Yamaha KX-76을 써요. 외국에선 많이 쓰는데 옛날 악기라 구하기 힘들었어요. 주로 아날로그 악기를 쓰죠.

상) 몇대 정도 보유하고 있습니까 ?
준) 안 세어 봤어요. 한 10대 이상 ? 집 줄여가며 샀죠.

상) 조동익 씨와 주변에서 같이 음악을 하셔서 드리는 질문인데 그분은 초기에 비해 날이 갈수록 연주가 일취월장하시는 것 같아요.
준) 녹음때 다른 베이스 연주자들에 비해서 시간이 엄청나게 오래 걸려요. 그 대신에 좋은 결과가 나오죠. 연구를 무척 많이해요.

상) 같이 연주하시는 함춘호씨의 연주가 국내 세션 기타리스트들 중 가장 돋보인다고 생각되는데.
준) 제가 영어 악보, 음표 없이 코드만 있는 걸 무작정 가지고 가도 제일 잘 알아듣고 덧칠을 잘해주는게 춘호형이죠.

상) 김광석 씨, 안치환 씨와도 같이 작업하셨죠 ?
준) 참 아까운 일인데 광석이형 죽었을땐 우리 아버님 돌아가셨을때 보다 더 많이 울었어요. 치환이 형 같은 경우 민중가수로 보여지긴 싫은데 아직 그런 이미지때문에 생기는 딜레머로 고민 많이 하고 있죠.

상) 요새 시인과 촌장 재결성 음반 녹음 하고 계시죠 ?
준) 그쪽도 저희처럼 부지런한 스타일는 아니라서 (웃음). 6월부터 미국과 국내에서 녹음하고 있어요. 그리고 (장)필순이 누님 신보는 원래 했던 작업 포기하고 다시 녹음 작업 들어가요. (조)동익이형이 너무 준비없이 들어갔다고 생각해서요. (김)창기형의 경우 다 끝난 상태인데 계속 새 노래를 써 가지고 와요. 그래서 더 해야 할 것 같아요.

상) 최근 방송에서 포크 음악 특집 프로를 방영했는데 보셨는지 ?
준) 방송보니까 [하나 음악] 이야기도 나오던데 [하나]에선 아무도 자기가 포크 음악한다고 하는 사람 없어요. '왜 포크 음악이라고 하지? 우리를?' 그래요. (한)동준이형도 자기는 포크가수가 아니라고 공언해요.

상) 제 생각에도 [하나]의 경우 포크록이나 모던 록 성향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포크라기보단 크로스오버 쪽으로 봐야한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포크 음악하면 통기타 반주에 발라드 부르는 걸로 잘못 알고 있어요.
준) 그렇죠. 통기타만 들면 다 포크 음악 한다고 그러죠.

상) 최근 부각되고 있는 인디에 대한 생각은 ?
준) 일단 새로운 실험정신은 높이 평가하죠. 대신 연륜이나 음악적인 면에서 부족하니까 짜여진 연주에선.....

상) 지금의 음악계가 계속 10대 위주의 댄스 음악으로만 흐른다면 '정작 제대로 된 음악은 누가 하지?' 하는 우려가 드는데.
준) 그러다보니 공연 같은 걸 봐도 제대로 연주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요. 몇명이서 우리나라 공연 다 하고 그나마 나갈만한 TV프로도 없고..... 걱정이죠.

상) 솔로 음반 계획은 ?
준) 계속 남의 것만 하다보니 제가 표현하고 싶은 걸 할 수가 없어요. 답답함이 커지고 해서 내 음반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죠. 말씀드렸다시피 게을러서요. 두 세곡 만들곤 논지가..... 이제는 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어요.

상) 구성은 연주와 노래가 반반씩 ?
준) 아니요. 노래 위주로 나갈겁니다. 아마 록 음악이 될 가능성이 높아요.

상) 더 클래식의 새로운 음반과 기타 계획에 대해 알려주세요.
준) 앞서 말씀드렸던 음반 작업과 함께 [하나음악]을 통해 1997년말에 나온 옴니버스 음반 〈겨울노래〉처럼 '바다'를 주제로 한 음반이 나올겁니다. 〈겨울노래〉에 참여했던 뮤지션들이 대부분 참여했죠. 그리고 유재하 음악 경연 대회 출신의 신진 뮤지션들이 참가한 또다른 옴니버스 음반 〈New Face〉 역시 제작은 완료된 상태고 출시만 앞두고 있어요.

그리고 더 클래식의 음반은..... 글쎄요. 요즘 음반 시장이 너무 침체됬어요. 광진이형이나 더 클래식 같은 뮤지션의 음반을 낼 정도면 많은 비용이 드는데 현재 상황이 어려워요. 제가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인디처럼 저자본으로 만들 생각도 했는데 더 클래식이라는게 대중들에게 심어진 이미지가 있는데 투박하게 할 수도 없는거고... 제 음반이라면 그런 식으로 할 생각이 있어요.

그리고 비슷한 분위기로 3장의 음반을 냈는데 뭔가 달라져야 하는데 새로운 걸 보여줄 것도 없고 팀에서 제가 하고 싶은데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다 제가 방송하는 걸 너무 싫어해서 말이죠. 이달말부터 (김)광진이형 3집 작업 들어가요.

아무래도 더 클래식이란 이름으론 안할 것 같아요. 사실 2집 낼때 엄청나게 반대했어요. 원래 프로젝트 팀이고. 또 그런 음악을 하고 싶진 않았어요. 그리고 1집을 냈을때 가수가 뜬게 아니고 곡이 히트한거고. 〈산울림 트리뷰트 앨범〉처럼 가끔씩 하는 건 괜찮은데.

상) 바쁘신데 긴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준) 별 말씀을. 조심해서 돌아가세요.

★ 디스코그래피
* 곡은 박용준씨 자작곡 명
The Classic 1 집 (1994년. 서울음반) - '그대의 향기', '문제아'
The Classic 2 집 (1995년. 킹레코드) - '기행곡', '내 슬픔만큼 그대가 행복하길'
The Classic 3집 : Happy Hour (1997년) - 'Sera (In Las Vegas)', '많은 것을 원한 건 아니야', '생각해봐', '외로움'

★ 주요 세션 대표작
김광석 : 3집 (1992년) - 다시부르기 2 (1995년)
안치환 : 3집, 1+ 2, 4집
장필순 : Best (1993년), 4집 (1995년), 5집 (1997년)
조동익 : 동경 (1994년), Movie (1998년)
엉클 : 1집 (1998년)
한동준 : 1집 (1991년) - 3집 (1995년)
영화 〈내마음의 풍금〉 사운드트랙 (1999년)

★ 박용준 씨 E-Mail : s2class@unitel.co.kr
★ 김광진,박용준 The Classic 방 : 유니텔 go mag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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