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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형차·스포츠카 상륙 채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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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계기로 미국 수입차 업체들이 소형차·스포츠카로 모델 다양화에 나선다. 미국 빅3인 GM·포드·크라이슬러는 그동안 엔진 배기량이 3.0L가 넘는 중대형 세단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한·미 FTA가 발효돼 관세(8%)가 단계적으로 줄어들고, 안전·환경 규제가 완화되면 그동안 수입하지 못했던 다양한 미국차들이 국내에 상륙할 전망이다.

 포드코리아는 소형차 포커스(사진 왼쪽)를 내년 중반 출시하기로 했다. FTA가 내년 말까지는 발효될 것으로 보고 시장 선점 차원에서 소형차를 한국 시장에 투입하는 것이다. 포커스는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을 달고 200마력 이상을 낸다. 유럽에서 폴크스바겐의 골프GTI와 맞먹는 차로 평가받고 있다.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그동안 미국산 소형차는 가격·상품성에서 한국차를 이길 수 없다는 금기 대상이었다”며 “FTA가 비준되면 관세 혜택에 환경·안전 인증비용까지 아낄 수 있어 출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GM대우도 모델 다양화 차원에서 스포츠카 시보레 콜벳(오른쪽)의 출시를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6.2L V8 엔진을 단 콜벳은 시속 300㎞를 낼 수 있는 고성능 스포츠카다. 하지만 국내 환경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게 출시의 걸림돌이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소량 판매 모델에 수십억원을 들여 환경 인증을 받으려면 채산성이 맞지 않아 국내 출시를 포기했다”며 “콜벳은 한·미 FTA 발효로 환경기준이 완화될 경우 즉각 한국 시장에 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크라이슬러코리아는 한·미 FTA 비준 상황을 지켜보면서 중형 세단 ‘200’을 국내 시장에 들여오기로 했다. 내년 1월 미국에 출시되는 이 차는 2.4L 가솔린 엔진을 달아 국산 중형차와 경쟁할 전망이다. 예상 가격대는 3000만원대 중반이지만 FTA 발효와 동시에 관세가 4%로 줄어들면 100만원 이상 가격 인하 여지가 생긴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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