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공격에도 경제 충격 안 받아 … 한국에 대한 시장 신뢰 높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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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헬 구리아(60·사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은 “연평도 공격 등 북한의 위협에도 한국 경제가 충격을 받지 않았다는 점은 한국에 대한 국제 시장의 신뢰를 더욱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OECD 본부에서 열린 허경욱(55) 주OECD 한국대표부 대사, 현오석(60)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과의 좌담회 자리에서다.

 구리아 총장은 “2006년 개성공단을 방문했을 때 북한은 향후 반드시 한국 경제에 의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북한 주민들은 필연적으로 한국에 의해 구원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멕시코 외무장관과 재무장관을 역임한 구리아 총장은 지난 9월 33개 회원국의 합의로 연임이 결정돼 2016년 5월까지 OECD를 이끈다. 다음은 좌담회 요지.

 ▶현 원장=차기 임기 5년 동안엔 어떤 일에 주력할 계획인가.

 ▶구리아 총장=OECD의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 10년 전까지 세계 전체의 국내총생산(GDP)에서 회원국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60%가량이었으나 현재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러시아와 가입을 협의 중이고, 중국·브라질·인도·인도네시아·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국도 후보군에 있다. 교역감소·복지축소 등 ‘경제위기의 상처’를 치유하는 일도 중요한 숙제다.

 ▶현=서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구체적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는 여론도 있다. 어떻게 보나.

 ▶구리아=대성공이었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국제사회의 신뢰를 한층 높였다. 환율과 보호무역주의 등 경제 이슈가 강대국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국가가 공유해야 하는 사안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허경욱 대사=한국은 이를 통해 고유한 개발 경험을 근거로 한 ‘창의적 리더십’을 발휘하며 국제사회의 중심축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

 ▶현=세계 및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은.

 ▶구리아=한국 경제는 올해보다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의 잘못이 아니라 각국의 긴축으로 무역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로화에 사망선고를 한 전문가도 있으나 이는 잘못된 판단이다. 유로화는 앞으로 수십 년간 끄떡없을 것이다.

파리=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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