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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초의 GPS 스마트 포탄 '엑스칼리버' 도입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회 국방위는 30일 서해 5도 전력증강 예산 3105억원을 포함한 내년 국방예산 32조129억원을 의결했다. 당초 정부안보다 7334억원이 늘어난 규모다. 특히 서해 5도 전력증강예산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K-9 자주포로 발사할 수 있는 소형중거리 GPS유도폭탄 '엑스칼리버' 도입안이다.

엑스칼리버는 미국 레이시온과 스웨덴 보포스(현재 영국 BAE시스템스 자회사)가 최근에 개발한 세계최초의 GPS 유도 스마트 포탄이다. 위성유도시스템(GPS)과 관성항법장치(INS)를 갖춘 엑스칼리버는 미사일의 정확성과 포탄의 경제성을 갖춘 초정밀 포탄이다.

이 포탄의 이름은 아서왕의 전설에 나오는 명검 '엑스칼리버'에서 딴 이름이다. 아서가 왕이 되었을 때 호수의 요정으로부터 받았다는 엑스칼리버는 검 자체도 명검이지만 칼집은 검보다 더 큰 마력이 있다. 칼집을 갖고 있으면 어떤 상처도 금새 치유돼 불사신 같은 존재가 된다. 함부로 칼을 뽑지 말고 전쟁보다는 평화를 추구하라는 교훈이 담겨있다.

엑스칼리버 탄두와 탄미에는 날개가 있다. 일단 발사가 되면 탄미의 회전날개가 고속으로 회전하면 최고 상승지점까지 도달한다. 하강할 때는 포탄 윗부분에서 4개의 날개가 펴지면서 인공위성 GPS 신호를 받아 스스로 방향을 수정해가며 목표물을 명중시킨다. 이른바 '스스로 알아서 찾아가는 똑똑한 포탄'이다. 최대사거리가 35~ 50km에 이르기 때문에 북의 위협을 받는 서해 5도지역은 물론 수도권에 배치할 경우 북한 장사정포와 미사일 기지가 사정권에 들어온다.

스마트 탄은 보잉이 개발한 통합직격탄 JDAM이나 레이시온의 GBU시리즈와 같이 주로 전투기에서 투하됐다. 155mm자주포에 GPS 유도시스템이 실용화 된 것은 엑스칼리버가 처음이다.

미국 미래전투시스템의 155mm자주포가 엑스컬리버를 발사하는 모습.

지난 2005년 미 육군 유마기지에서 열린 시험발사(동영상)에서 엑스칼리버는 21km떨어진 과녁을 불과 3.4m의 오차로 명중시키는 가공할 만한 정밀성과 파괴력을 선보였다. 이후 2006년까지 열린 12차례의 발사실험에서 엑스칼리버는 오차범위 4.5m 이내로 놀라울 정도의 정밀한 폭격을 선보였다. 특히 좌우 15도 각도의 오조준 실험에서도 엑스칼리버는 스스로 비행 목표를 수정해 가면서 정확하게 목표물을 향해 날아갔다. 발사각이 높아 떨어질 때도 거의 수직으로 낙하하기 때문에 엄폐물을 무용지물로 만든다.

엑스칼리버는 2006년 미 육군이 레이시온사와 4300만달러 상당의 연구개발 계약을 맺으면서 개발이 본격화됐다. 미육군은 미래전투시스템(FCS)의 자주포인 NLOS-C 포탄으로 엑스컬리버를 채택하고 있다. 또 2007년 스웨덴이 5500만달러, 2008년 호주가 5800만달러에 이르는 개발비를 지원하면서 미정부가 보증하는 'FMS(Foreign Military Sales)' 우선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엑스칼리버 개발의 최종목표는 탄두에 목표물을 인식할 수 있는 센서를 부착해 복잡한 도심에서 표적을 골라서 폭격하는 단계까지 발전시키는 것이다.

엑스칼리버는 2007년 5월 이라크에서 처음으로 실전에 사용됐다. 92%의 매우 높은 명중률(오차범위 4m)을 보여 그 성능이 입중됐다.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경우 한발당 가격이 3만9,000~50,000 달러(우리돈 약 4000만~5500만원)가 될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반 포탄에 비해 비싸지만 미사일 시스템의 가격과 유지비용을 고려하면 경제적이다. 호환성도 좋아 155mm 견인포, 자주포 등 야포에서 두루 사용이 가능하다.

세계최고의 성능을 갖춘 국산 K-9자주포에 엑스칼리버가 도입된다면 북한 미사일과 포 진지를 '콕 찍어 타격' 하는 '아서왕의 명검'의 명성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기중 기자 ·사진·동영상=Raytheon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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