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화가' 유신 작품 '분황국도' 첫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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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회화사에는 기록돼 있지 않은 조선후기 서화가 근재(勤齋)유신(柳盡.1748~90년)의 '분황국도' (盆黃菊圖 : 화분에 담긴 국화그림, 59.1×27㎝.사진)가 처음 공개됐다.

유신은 경기도 안산 출신으로 살학사상가 성호(星湖)이익(李瀷)으로부터 글을, 조선후기 최고의 문인서화가 표암(豹菴)강세황(姜世晃)으로부터 그림을 배웠으나 벼슬길로 나가지 않고 42살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던 인물이다.

이번 작품은 강세황의 직계 10대손인 강경훈(57.성결대 교수.한문학)씨가 소장하고 있는 '표암 장서' 정리 과정에서 발견됐다. 강 교수는 "유신은 강세황의 처조카로 안산 지역에서는 입으로만 전해지는 '전설의 화가' 인데 이번에 그 실체를 찾은 것" 이라고 말했다.

'분황국도' 에 대해 서울대 박물관의 진준현(42)박사는 "문인화가로서의 자질을 보여주는 작품" 으로 평가를 하면서도 "이번에 함께 발견된 작품이 산수화 1점, 모란 1점 외에는 수십점의 습작품뿐이어서 아직은 평가를 유보해야 할 부분이 많다" 고 말했다.

그는 특히 "김홍도 역시 강세황의 제자였던 사실 등을 감안하면 유신과 김홍도의 교류관계를 포함해 더 연구할 가치가 있다" 고 평가했다. 유신의 그림은 곧 발간될 '문헌과 해석' 가을호(8호)에 소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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