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열 신한지주 회장 직무대행 “직위 이용해 편 나누는 일 없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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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류시열(사진) 신한금융지주 회장 직무대행이 17일 직원들에게 분열 행위를 엄중 경고하는 e-메일을 보냈다. 최고 경영진의 내분 사태를 계기로 나타나고 있는 직원끼리 편가르기 행동을 꼬집은 것이다.

 류 회장 대행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부서장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란 제목의 전자우편을 통해 “더 이상 직위를 이용해 편을 나누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라응찬 전 회장, 신상훈 사장, 이백순 행장 간의 내분에 따른 사태로 조직 내 분열이 심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다.

 그는 “그간의 정(情)과 친소관계를 이용해 그릇된 충성심을 강요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분위기에 휩쓸려 부화뇌동해서도 더욱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분 사태를 염두에 둔 듯 “더 이상 과거 일에 얽매여 우리의 미래를 개혁해 나가는 일을 소홀히 할 수 없으며, 우리가 목숨처럼 지켜온 신한 가치와 정통성이 훼손되는 걸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대안으로 류 회장은 ‘전환기적 기간’ 동안 더욱 기본에 충실하고 ‘새로운 신한’을 만들기 위해 특별한 행동규범을 정하고 실천할 것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 “조직의 분열을 초래하는 어떠한 행위도 배격하고, 사적인 이익을 위해 조직의 명예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겸허한 자기성찰을 통해 고객으로부터 더욱 신뢰받는 그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고객 가치를 제고하고 사회공헌에 주도적으로 앞장서자”고도 했다.

 류 회장은 직원들에게 “현재의 어려움이 새로운 도약을 위한 계기임을 인식하고 그룹의 변화와 발전을 추진하는 데 적극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대내외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최고의 성과를 올리기 위해 흔들림 없이 영업에 매진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함께 만들어 왔고 후배들이 계속 이어나갈 ‘신한 가치’가 손상되지 않도록 스스로 지켜나가자”라고 강조했다.

 익명을 원한 신한금융 관계자는 “최고 경영진 3인 간의 다툼으로 조직이 흔들리고 편가르기가 심해지자 류 회장이 조직 전체에 경고를 한 것으로 이해된다”라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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