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신문기자로 변호사로 TV 사회자로 … 왕상한이 만난 책과 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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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결정적인 책들
왕상한 지음
은행나무
368쪽, 1만3000원

서강대 법대 교수인 지은이가 지금의 자신을 있게 만든 책 48권에 관해 쓴 에세이다. 일종의 서평집인데, 단순한 서평 모음이 아닌 것이 자신의 삶에 얽힌 이야기를 진솔하게 털어놓은 덕이다.

 책 제목은 묵직한 느낌을 주지만 언급된 책은 꼭 그렇진 않다. 동심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홍당무』에서, 세상을 읽는 눈을 키워주는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까지 폭넓게 거론된다.

 어린 시절 개구쟁이였던 지은이는 뒤늦게 공부에 재미를 붙여 서울대 법대에 진학한 뒤엔 사회 모순을 보며 방황하다 법정스님을 만나 법명과 계를 받았다. 졸업 후 신문사 기자로 일하다 서른 살의 나이에 유학을 떠나 미국 유명 로펌에서 변호사로도 근무했고 TV 교양프로그램의 사회자로도 활동하는 등 다채로운 경력을 지녔다. 그런 그가 세상에 눈 뜨게 해준 책, 흔들리는 자신을 붙잡아 준 책 을 살아온 이야기와 더불어 찬찬히 풀어 놓았다. 지은이의 이력만큼이나 다채로운 책과 인생을 만날 수 있다.

김성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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