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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se-up] 취임 1년 마이크 아카몬 GM대우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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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왜 GM대우가 한국에서 철수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2002년 10월 대우차 인수 이후 2008년까지 매년 약 1조원씩 모두 6조5000억원을 투자했다. 삼성차를 인수한 르노보다 세 배 이상 많이 투자했다. 철수하는데 그런 거액을 투자하겠는가.”

 취임 1년을 맞은 GM대우 마이크 아카몬(52·사진) 사장은 7일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산은과 1년 넘게 끈 만기 대출 연장 협상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서로 의견차를 좁혀 협상이 연말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산은은 대출금을 월 단위로 연장해 주면서 이 회사를 압박해 왔다. 산은은 8일 GM대우의 만기 대출금(1조1000억원)을 한 달 더 연장했다.

 자동차가 쟁점이 되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그는 “GM대우는 한국에서 연간 200만 대 생산능력을 보유해 다른 미국 업체(포드·크라이슬러)와 사정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년 한·유럽연합(EU) FTA가 비준되면 GM대우 차의 유럽 수출이 활기를 띨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드는 최근 미국 언론에 한·미 FTA의 자동차 협상이 불공정하다는 광고를 냈다.

 GM대우는 올해 실적이 좋다. 연간 판매(수출 포함) 180만 대를 넘기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아카몬 사장은 “올해 매출 10조원을 다시 넘기고 2년간의 적자에서 벗어나는 등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역대 최고 실적은 2007년 매출 12조5137억원, 순이익 5427억원이었다.

내년에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두 자릿수 시장 점유율을 확고히 유지하는 게 목표다. 아카몬 사장은 “준대형차인 알페온의 품질과 성능이 호평을 받아 11~12월에 시장 점유율 10%를 넘길 것”이라며 “내년에는 연평균으로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봄에는 시보레 브랜드를 국내에 도입한다. 그는 “첫 차종으로 스포츠카인 카마로를 수입해 선보일 것”이라며 “부평공장에서 생산하는 7인승 다목적차를 시보레 올랜도로 출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사명 변경에 대해선 “GM대우 이름을 바꾸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손실을 키웠던 환헤지 문제도 해결했다고 밝혔다. 그는 “2년 동안 2조원 가까이 손해를 본 환헤지는 뼈아픈 경험”이라며 “앞으로는 제조업 본연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GM대우는 2007년 원화가 강세를 보이자 수출대금을 달러당 900원 선에 2~3년 묶는 방법으로 수백억원의 환차익을 남겼다. 하지만 2008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원화가치가 하락해 2년간 2조원의 환차손을 냈다.

 그는 역대 사장과 달리 현장 경영을 강조한다. 그는 “일주일에 한두 번은 꼭 공장 조립라인을 찾아 작업자들이 어떤 자세로 일하는지, 부상 위험은 없는지를 체크한다”며 “모든 임직원이 다시 한번 긴장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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