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초리’ 첫방송 앞두고 김병욱 마케팅 동상이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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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맞는 것도 아니고, 아닌 것도 아니고...”

‘하이킥’ 시리즈의 김병욱 PD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해 화제가 된 tvN 코믹드라마 ‘원스어폰어타임 인 생초리’. 5일 밤 11시 첫 방송을 앞둔 가운데 김병욱 PD의 몸 낮추기 행보에 의문이 쏠린다. 2일 서울 상암동 CJ E&M 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쏟아지는 인터뷰 요청에도 일체 응하지 않고 있다. ‘하이킥’ 시리즈 때 수시로 게시판 글을 올렸을 정도로 시청자 접촉이 활발했던 김 PD로선 의외의 모습이다.

김 PD는 이와 관련 4일 기자를 만나 “시사회 때 본 바와 같이 재미있는 작품이고 성공에 대한 기대도 크지만, 내 이름이 전면에 부각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우로 비유하면 카메오로 출연한 작품의 포스터 전면에 나서는 격이다. ‘생초리’ 기획에 참여했지만 연출·캐스팅 등이 모두 현재 제작진의 성과인데, 마치 내 작품인 양 홍보되는 게 불편하다”고 했다. ‘하이킥’ 시리즈를 함께 했던 김영기 연출, 이영철 작가 등이 일종의 독립선언을 하는 작품인데도, 2선인 자신에게 관심이 쏠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tvN 측은 ‘김병욱 마케팅’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홈페이지에서 ‘김병욱 감독과 함께 생초리 주민되기 이벤트’를 벌여 재치 댓글을 단 100명에게 가상의 ID 카드를 발급해 준다. 첫 방송 1시간 전엔 특집 프로그램을 마련해 김 PD 전작들과 비교하며 ‘생초리’ 관전포인트를 짚는다. 새 작품의 차별점보다 이전 작품과의 유사점에 방점을 찍는 모양새다. 내년 9월 ‘하이킥’ 시즌3 준비에 전념하고 있는 김 PD로선 이런 ‘같은 그림 찾기’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에 대해 tvN 측은 “케이블은 지상파와 달리 초반 홍보에 전체 성패가 갈리기 때문에 가장 핫한 포인트인 ‘김병욱표’를 앞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작품이 진행되고 스토리와 캐릭터에 탄력이 붙으면, 그쪽으로 관심이 쏠리게 될 것이다. 우리도 ‘청출어람’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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