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개헌, 다음 정권서 논의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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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개헌 논의와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관훈클럽 총무 김진국 중앙일보 논설위원. [연합뉴스]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26일 개헌과 관련해 “앞으로 대선에 나올 후보 내지는 잠재 후보들이 입장을 표명하고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뒤, 다음 정권이 들어섰을 때 바로 개헌 논의를 시작하는 게 순리”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4년 중임제는 (나의) 오래된 지론”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여권이) 개헌 논의를 꺼내는 것은 어떻게 해서든지 집권세력의 권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구차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토론회는 마치 ‘손학규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오전 11시에 시작해 점심도 거른 채 오후 1시10분에야 끝났다. 다음은 문답.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어뢰 공격이라는 결과를 믿나.

 “정부가 그렇게 발표를 했고, 국민으로선 믿어야 한다. 그런데 국민이 정부 발표를 아주 흔쾌하게, 한 점 의혹 없이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문제가 있다.”

 -유엔에서도 사실상 북한의 소행이라고 인정했는데 야당 정치인들이 의문을 제기한다.

“제가 다시 여쭙겠다. 야당이 언제 천안함 사건에 문제가 있다고 큰소리로 떠들었나. 그런 것을 문제 제기하는 게 문제가 있다.”

 -(민주당) 일부 의원 들이 하고 있지 않은가.

 “의원 개개인이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거 아닌가. 그런다고 큰 변고라도 일어나나. ‘북한에서 했다. 그런데 왜 너네는 안 믿느냐’고 윽박지르는 게 더 문제다.”

 -한나라당을 탈당할 당시 한때 ‘기둥이 되겠다’고 했던 당을 혹독하게 비판했다.

 “정치 하면서 돌이켜 보면 자랑스러운 것도 있고 부끄러운 것도 있다. (하지만) 탈당에 대해선 조금의 후회도 없다. 민주당이란 제 자리에 돌아왔다. 그렇다고 거친 표현을 잘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땐 충분히 수양이 되지 못해 입장을 변호하기 위해 생각보다 더 강한 표현을 썼다.”

 -측근인 김부겸 의원이 당직 인선에서 배제됐다.

 “자기 사람만 챙기는 정치를 했다면 이 자리까지 올 수도 없었다. 세를 확장하기 위해 인사 하는 대표라면 지금이라도 그만둬야 한다. 호남에 상관도 없고, (민주당원들이) 한나라당에 있다가 넘어온 사람을 자존심 상해가며 (당 대표) 만들었는데 자기 사람 챙기라고 대표 만들었겠나. 한마디 더하면 경기지사 할 때는 도지사 선거에 관여했던 사람들을 끝까지 챙겼다.”

 -춘천에서 칩거할 때 집을 무상 임대한 것으로 알고 있다.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그 생각은 여태까지 못해봤다. 조용히 있을 곳이 없나 했는데 시골에 농가를 두고 (춘천) 시내에서 사는 한 중소기업인이 ‘누추하지만 와 보시고 쓸 수 있으면 쓰세요’라고 해서…. 집만 공짜로 산 게 아니라 전기값도 안 냈다.”

  신용호·선승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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