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 책동네] 왕따가 두렵니? 마음을 열어 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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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외톨이 테마는 동화에서 빈번히 사용된다. 멀게는 안데르센의 '미운 오리 새끼'가 대표적이다.

'아슬아슬 삼총사'(하나가타 미쓰루 지음, 고향옥 옮김, 김무연 그림, 사계절, 7000원)도 외톨이의 현대적 현상인 '왕따''이지메'를 당하는 아이가 주인공이다.

3학년에 지금의 학교로 전학와 막 5학년이 된 고타니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여자아이다. 끈기도 줏대도 없어 아무것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화장실조차 다른 아이와 함께 가야 한다. 물론 속으로는 '어린이에게 친구란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4월 한 달 내내 새 친구들을 사귀느라 야단법석을 떠는 대열에선 밀려나 있다. 친구 사귀는 법을 모르는 것이다.

고타니의 학교 생활은 '전설의 거대녀' 시노와 '폭탄' 앨리사를 만나며 서서히 변해간다. 무엇이든 제멋대로이고 완력에 관한 한 남자애들에게도 뒤지지 않는 두 친구가 고타니를 친구로 삼은 것이다. 그것도 그 애들 멋대로.

고타니는 쉬는 시간에 운동장에서 남자애들과 공을 차는 게 죽기보다 싫다. 하지만 우락부락한 두 친구의 요청을 거절하지 못한다. 책의 재미는 두 친구에게 마음의 문을 여는 고타니의 심경 변화를 지켜볼 수 있다는 점이다. 처음 고타니는 즐거우면서도 괴롭다. 어쨌든 단짝 친구들이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츰 둘의 장점을 발견하게 되면서 아슬아슬하던 관계는 끈끈하게 변한다.

신준봉 기자

***볼 만한 아동 신간

▶『용기가 필요해!』(뮈데 프린츠 모엔슨 지음, 조용흠 옮김, 국민서관, 8000원)=겁많은 생쥐가 이사온 들쥐의 친절에 감동해 친구가 된다는 내용의 그림책.

▶『꼬마기관차 1414』(프리디리히 펠트 지음, 백석봉 그림, 유혜자 옮김, 꿈터, 7000원)=틀에 박힌 운행에 지친 꼬마기관차가 기관사 알프레드의 도움을 받아 바깥 세상을 여행하는 내용의 동화.
▶『한밤중에 일어난 일』(잭 켄트 글·그림, 황혜전 옮김, 산하, 8000원)=자신이 울어야만 날이 밝는다는 착각에 빠진 닭 등 익살맞은 동물 이야기 네 편을 모은 그림동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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