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동의 중국통신] 새 강자 인항에 떠들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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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중국에 인항(尹航.17)2단이란 새로운 강자가 나타났다. 인항이 신인왕전에서 예선을 통과했을 때만 해도 아무도 그를 주목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본선에서 중국 삼총사의 한 명인 후야오위(胡耀宇)7단과 왕레이4단에 이어 천원전 우승자 펑취안(彭)6단을 잇따라 꺾고 결승까지 올라가자 '인항이 누구냐'며 법석이 일어났다.

돌풍을 몰고온 인항은 산둥(山東)출신으로 중국랭킹 179위의 무명 기사다. 그가 느닷없이 나타나 상위랭커들을 연파하며 결승에 올라 랭킹1위 구리(古力)7단과 맞서자 새 인물을 고대하고 있던 바둑팬들이 열광했다.

그러나 인항은 결승전에서 구리에게 2대 0으로 패배해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결승전 직후 구리7단은 "감각이 아주 좋다. 발전성도 풍부하다. 랭킹 179위의 기사라는데 아무래도 점수가 잘못된 것 같다. 이번에 그는 지나치게 신중하게 두다 보니 나에게 기회를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4관왕 구리는 '당신은 언제까지 신인인가'라는 질문에 "확실히 나는 신인이 아니다. 꼭 다른 사람의 밥그릇을 빼앗은 느낌이다. 25세 이하, 7단 이하의 참가 규정에 따라 신인대회에 참가하긴 했지만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중국은 믿었던 구리.창하오 등 최강자들이 최근 한국에 계속 패배하자 새 인물이 나와야 한국을 이길 수 있다는 신인대망론이 팽배해 있는데 이번에 가오링이(高靈益)를 능가하는 대어를 발굴했다며 크게 기뻐하고 있다.

김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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