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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도 재미로' 학습만화 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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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만화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는 2000년 11월 1권이 출간됐다.

어린이는 물론 중고교생에게도 인기여서 그 후 18권까지 잇따라 출판됐다. 무려 1000만 부 이상이 팔린 것으로 업계에 알려져 있다. 인세를 둘러싼 분쟁 등 영향으로 정확한 판매부수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는다.

▶ 학습만화 시장이 뜨면서 권당 100만부가 팔리는 책까지 나왔다. 시리즈로는 1000만부를 넘기는 것도 있다. 몇몇 시리즈는 해외 수출까지 하고 있다.

김영사는 지난달 학습만화 '먼나라 이웃나라' 시리즈 12권 미국 대통령 편을 내놨다. 이 시리즈의 완결펀이다. 1987년 제1권 네덜란드 편을 내놓은 지 18년 만에 시리즈를 끝낸 것이다.

이 시리즈는 작년 말까지 국내에서만 1150만부가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엄청난 판매부수다. 올 들어서도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10위 권을 유지하고 있다. 1월 5주차 6위, 2월 첫주 10위, 2월 2주 10위다. 한 세대를 이어가는 베스트셀러로 자리 굳혔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만화책을 낸 게 아니라 대형 학습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할만하다. 그것도 500억원 이상 짜리다.

학습만화 시장이 뜨고 있다. 어마어마한 판매부수를 자랑하는 게 많다. 소설 베스트셀러는 저리가라다. 한두 권만 내고 마는 것도 아니다. 10여권씩 시리즈로 출간하고 있다. 권당 100만부가 팔리는 것도 많다. '만화 삼국지'는 10권 시리즈로 나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과학만화도 대단한 인기다. 아이세움의 '살아남기 시리즈' (부제 '서바이벌 만화 과학상식')는 11권까지 출간됐다. 서바이벌 만화 과학상식, 무인도에서 살아남기' 는 2001년 4월 출간됐다. 최근 11권 '지진에서 살아남기'가 나왔으며 이 시리즈는 600만부 이상 판매됐다.

2003년 11월 나온 '마법 천자문'은 시리즈 7권까지 출간돼 350만 부 이상 팔렸다. 이 시리즈는 내년 25권이 완간될 예정이다. 출판계는 그럴 경우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가 낸 부당 100만 부의 판매 기록(비공식 집계)도 깰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

학습만화는 장르도 세분화.다양화 되고 있다. 문학.역사 분야는 물론, 한자.수학.과학.경제.영어에 이어 자기계발 분야에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출판계는 학습만화가 주요한 출판 장르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한다.

지난해 학습만화 시장 규모가 3000억 원을 넘었다고 출판계는 추정한다. 전체 만화 시장 7500억원의 40%나 된다. 국내 단행본 출판 시장은 지난해 기준 1조 6000억 원 정도다.

학습만화 붐은 만화를 선호하는 요즘 어린이들의 독서 성향에 기인한다. 디지털 세대의 어린이들은 공부도 재밌어야 한다. 학습만화는 한자.과학.신화.경제 등 배우기 힘든 분야를 기본적으로 쉽고 재미있게 풀어쓴다.

1990년대 후반 이후 아동 출판 시장을 키워온 386세대 학부모들의 만화 매체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도 밑거름이 되었다는 분석이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최근 2년여 간 학습만화 시장이 급속히 성장했다. 아동 코너를 찾는 아이들 대부분이 만화책을 들고 놓을 줄 모른다. 부모들의 교육 욕구와 아이들의 만화에 대한 애착이 절충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학습만화는 일본.대만.동남아 지역으로 수출도 잘 된다.

'먼나라 이웃나라' 시리즈는 2001년부터 전 세계에 수출되기 시작했다. 아시아는 물론 영미와 유럽 전역에서 읽혀지는 글로벌 시대 교양서로 자리매김했다. 2002년에는 일본 아사히출판사가 7권 '일본(일본인)'편을 '코리아 놀랐다! 한국에서 본 일본'이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하기도 했다.

'부자가 된 백설공주, 거지가 된 신데렐라'는 2003년 경제 교육 학습만화로 출간돼 20만 부 이상 판매됐다. 대만 굴지의 시탁출판사에서 번역 출간했다.

'12살에 부자가 된 키라'는 지난해 11월 전3권으로 출간, 40만부 이상의 팔렸다. 대만 시탁출판사로 수출돼 현지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들 책은 모두 중국에도 진출할 것 같다. 중국 출판사와 저작권 수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수학의 원리와 재미를 스스로 깨치는 학습만화 - 판타지 수학대전' 역시 일본.대만 지역 출판사와 저작권 수출 협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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