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의 재일동포 원로 주주들이 신상훈 신한금융 사장의 피소를 계기로 불거진 그룹의 내분 사태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번 사태의 책임이 라응찬 신한금융 회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에게 있다며 신 사장 해임을 위한 이사회 소집에 불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의 내분 사태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신한은행이 전 행장이었던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 등을 고소하면서 검찰에 제출한 고소장 사본.
양 회장은 또 “주주들은 이번 사태가 라 회장이 박연차씨 사건과 관련한 차명계좌 문제로 신 사장을 의심하면서 시작됐다고 알고 있다”며 “이번 사건이 외부로 노출된 가장 큰 책임은 라 회장과 이백순 행장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신 사장이 이희건 명예회장의 자문료를 횡령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양 회장은 “이 명예회장의 아들(셋째)이 자문료를 받았다고 말한다”며 “언제라도 법정에 증인으로 서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신 사장의 횡령 부분에 대한 신한은행 측 설명은 다르다. 신한은행은 검찰에 제출한 고소장을 통해 “신 사장이 행장 재직 시절인 2005년 3월~2009년 2월 이 명예회장 측 계좌에 고문료를 입금한 뒤 이를 여러 차례 인출해 개인 용도로 썼다”고 밝혔다. 신 사장과 가족들에 대한 계좌 추적도 의뢰했다.
재일동포 주주들의 반발이 커지면서 신한지주는 신 사장 해임을 논의할 이사회 날짜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 행장은 재일동포 주주와 사외이사를 설득하기 위해 이날 오전 일본 도쿄로 출국했다. 신한지주 내부에선 재일동포 주주들의 반발을 고려해 신 사장 해임안 대신 대표이사 직무정지를 추진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대표이사의 신분을 유지하는 타협안인 셈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반응도 심상치 않다. 이들은 신 사장이 고소된 2일 신한금융 주식 285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3일엔 1054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6일에도 536억원을 순매도(오후 3시 기준)했다. 신한금융의 주가도 지난 1일 4만6200원에서 6일 4만3100원으로 3100원(6.7%) 떨어졌다. 3거래일 동안 시가총액은 21조9080억원에서 20조4380억원으로 줄었다.
권혁주·김원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