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특혜 없었다더니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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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행정안전부 감사 결과 외교통상부가 유명환 장관의 딸 현선씨 특채 과정에서 명백한 특혜를 준 사실이 드러나자 외교부는 “송구스럽다”를 연발했다. 외교부 김영선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 모두발언에서 “ 인사 운영에 있어 투명성·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지난 2일 현선씨 특혜 의혹이 불거진 이래 “어떤 특혜도 없이 공정하게 심사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은 행안부 감사 결과, 사실과 거리가 먼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제 식구를 감싸느라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김 대변인은 “지적한 부분에 대해선 외교부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고 답변했다. 정부 관계자는 “행안부 감사 결과 외교부 인사담당자인 한모 기획관이 현선씨 채용 과정을 주도한 것으로 돼있어, 그에 대해 중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며 “사안의 성격상 인사 결재 선상의 윗선도 개입했을 가능성이 없지 않아 추가 조사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교부 책임 문제로 내분 양상=외교부는 현선씨의 특채 과정을 둘러싼 책임 문제로 내분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6일 오전 신각수 1차관 주재로 열린 실국장회의에서 인사문제를 담당하는 임재홍 기획조정실장은 “감사 결과 내가 책임을 질 일이 있다면 지겠다. 그러나 지금은 단합해야 할 때”라며 “아직 감사가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내가 책임을 져야 하는양 비춰지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일부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자신에게 책임을 지우려는 데 대한 불만 표출이라는 해석이다.

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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